해변으로,계곡으로 피서인파가 본격적으로 몰려들면서 일부 사업장이 집단휴가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반면 기아자동차처럼 노사대립의 진통을 겪은 산업현장에서는 밀린 차량 생산을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생산라인을 돌리는 곳도 있다. 이번 주부터 여름휴가철이 절정에 접어들지만 경제활동 현장의 모습은 이렇게 대조적이다. 증권시장이나 외환시장의 주요 참여자들은 어느 쪽이 될까. 과감히 휴가를 떠날지,모니터 앞에서 국내외 시장동향을 살피느라 계속 진땀을 흘리고 있을지 관심거리다. 지난 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9일째 '팔자'에 나섰고 금요일에만 3천3백억원어치의 물량을 쏟아냈다. 그 결과 주가지수는 7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원화환율도 이날 하루에만 달러당 20원 가까이 급등했고 금리는 연중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롤러코스터 금융시장이 이번 주엔 어느 쪽으로 요동칠지 한치 앞을 예단키 어렵다. 펀드매니저,투자분석가,외환딜러 등 시장의 '주력부대'들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나름대로의 자금을 운용하는 개인들 가운데도 이런 전쟁터 같은 상황에서 속 편하게 휴가를 떠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또 한번 미국시장만 바라보는 한 주가 될지,미국과 재차 차별화를 시도하는 한 주가 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런 와중에서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좋다고 강조한다. 늘 들어온 분석이다. 겉으로 내뱉는 이런 '구두 정책진단'처럼 속으로도 낙관하는 것인가. 실제로 이번 주에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 중 상당수도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30일 발표되는 6월중 산업활동동향,7월 소비자물가동향(31일),7월 수출실적(8월1일) 등 각종 통계자료는 과연 경제관료들의 말대로 펀더멘털이 좋게 유지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지표들이어서 주목된다. 29일에는 무역위원회가 최근 논란을 불러 일으킨 중국산 마늘 세이프가드 연장 문제와 관련해 국내 농가에 대한 피해조사를 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주에는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재계와 금융계의 관심도 다시 높아질 것 같다. 하이닉스에 대한 도이체방크와 모건스탠리의 실사·처리 견해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기 때문.지난 22일쯤 나오기로 했던 실사 결과가 늦어지는 배경도 관심거리다. "채권단에 처리를 맡긴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계속 지켜질 지도 시험대에 올랐다.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