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난 97년 일본을 강타했던 금융위기와 유사한 형태의 금융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의 헤더 몽고메리 연구원은 26일 국립대만대학교 경제학부가 주최한 회의를 통해 "대만에 금융위기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만약 획기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내년 중 발생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몽고메리 연구원은 "대만 은행들의 실적은 증시와 부동산 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 담보로 설정한 토지 가격과 증시 하락은 은행권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만의 무수익여신(NPLs) 비율은 사상 최대인 12%선이며 주요 은행들의 주가수익률 및 자산수익률은 지난 97년 이후 내림세를 기록해왔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대만 은행권은 지나치게 외형적인 성장만을 거듭해왔다면서 수협이나 농협등 군소 금융기관들의 난립과 실적 악화도 또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몽고메리 연구원은 따라서 이같은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우량 은행과의 합병을 적극 주도하는 등 지난 97년 일본 정부의 금융위기 대처 방법과 유사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