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는 에너지 기업 엔론과 통신업체 월드컴의 회계부정파문으로 인해 370억∼420억달러로 추산되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미국의 권위있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가 25일 밝혔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손실의 상당부분은 '자산효과(wealth effect)'를 감소시키는 주가하락에 따른 것으로 국내총생산(GDP)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석유금수 조치나 금리상승 가능성 등 주가하락을 부추길 만한 다른 분명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엔론사태는 지난 3월 이후 주가하락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손실을 초래했으며, 월드컴 이후의 회계부정 스캔들은 지난 6월 이후 하락원인중 80%에 달하는 피해를 야기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캐럴 그레이엄 등 연구원들은 기업 회계부정은 특히 실업과 물가상승, 외국인 투자, 달러가치 측면에서도 미국에 적잖은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레이엄 등 연구진은 "잇따른 스캔들로 외국 투자가들이 빠져나가면서 달러화가치가 하락했다"고 진단하면서 "실제로 지난 3월19일부터 7월19일까지 달러가치는 무려 5.2%나 떨어졌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향후 증시전망과 관련, 수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19일의 대폭락사태에서 회복되지 못하거나 이를 상당히 밑돌 것이고 전망하면서 주가하락으로 소비가 줄고 투자가 감소하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제 많은 사람들은 회계와 기업경영의 '모델'이며 효율성의 상징이었던 미국경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시장과 자유무역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다른 나라의 시장을 개방하려는 미국의 노력도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