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과 일본 상공인들은 2002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계기로 모임을 정례화하는 등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했다. 자카르타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승은호)와 일인상공회의소(회장 나카가와 쓰토무) 간부 16명은 25일 오전 자카르타 인근 골프장에서 양국 상공인 친선 모임을 갖고 협력체제를 구축, 공동 이익을 증대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상공인 친선 모임은 월드컵 폐막 직후 한인상공회의소의 제의를 일인상공회의소가 수용해 이날 처음 발족됐으며 주재국 정부의 정책 수립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미칠 것으로 보여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나카가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 인도네시아에서 두 나라 경제인들이 상부상조할 것을 제의했다. 그는 이어 양국 상공회의소가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해 외국인 투자 분위기를 저해하는 각종 요인들이 조속히 제거될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내자고 덧붙였다. 승은호 회장은 "그동안 서로 독자적으로 활동해 주재국 정부에 한.일 상공인들의 여론과 희망을 전달해 정책에 반영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친선모임을 정례화시켜 우리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한인상공회의소의 송창근 사무총장은 향후 협력 방법과 관련해 "수 개월에 한번씩 친선 골프대회를 갖고 우호관계를 쌓으면서 인도네시아 전반에 걸쳐 정보를 나누고 공동의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투자 및 원조 국가인 일본 상공인들은 최근 현지 노동법과 조세, 최저임금, 지방 자치제 등이 기업인들에게 극도로 불리하게 바뀌자 투자 대상국이전 등을 위협하며 경제 관련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대부분 수출상품을 생산하는 400여개 한국 기업들도 최근 루피아화 강세와 수입주문량 감소,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비 급등 등으로 인해 국제경쟁력이 크게 약화돼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송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주재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산업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협력체제 구축 합의는 시의적절했다.두 나라 상공인들이 월드컵 공동 개최의 정신을 살린다면 향후 기업 환경을 개선시키는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