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회계부정 스캔들과 기업파산 및 주가폭락사태 등의 상황이 대공황 발발 직후 1930년대초의 상황과 흡사하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24일 말했다. 이 신문은 또 현재의 상황과 관련해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는 미국민이 42%에 이른다며 부시 대통령 취임후 미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이러한 불신감을 토로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NBC방송과 공동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민의 70%가 기업이나 증권브로커의 말을 믿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3분의 1은 대기업 경영진을 "좀처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30여년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의회에 대한 신뢰도 떨어져 의원들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민은 겨우 34%로 지난 1월 조사때의 54%에 비해 30%포인트나 급락했다. 잇따른 기업 스캔들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충분치 않다'는 반응이 전체의 60%나 됐다. 이 신문은 유명기업 몰락,재계 지도급 인사들의 추문,주가폭락,정치권의 기업개혁 움직임 등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상황이 대공황 발발 직후인 지난 1930년대초와 너무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당시와 지금 상황에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가 정치.경제적으로 훨씬 심각했다는것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또 당시에는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초래돼 결과적으로재계에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왔었다는 점도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지금 미국에는 90년대를 풍미한 자유시장주의 세력의 득세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여론에 의한 초기의 정치적 진동은 더 큰 `낙진'을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미 노동총연맹 산별회의(AFL-CIO)의 존 스위니 위원장은 지금 "미국 기업의 경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반면 지금도 보수주의자들사이에 인기가 높은 `부(富)와 빈곤'의 저자 조지 길더는 부시 대통령이 포퓰리스트의 물결에 흽쓸리게 되면 그의 당은 깨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하튼 금년의 증시 폭락사태가 두가지의 중대변화를 수반한다면 정치권과 경제전반에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두가지의 중대변화란 ▲당면한 재계 및 증시의 위기가 더 폭넓은 경제적 후퇴로 귀결되는 것과▲경제적 쇼크를 계기로 현재의 공화.민주 양당간 세력균형이 깨지면서 판도 변화가초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이 신문은 대공황때도 정치적 지각변동이 금방 일어났던 것은 아니며 1932년에야 변화의 물결이 밀려왔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첫 시험대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할 경우 정부와 재계간의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한편 이 신문은 증시투자 위축에 따른 `역(逆)의 부(富)의 효과'로 개인소비지출이 격감하기 시작하면 현재의 증시 위기가 더 큰 경제적,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