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 의원들은 일제히 미국발 경제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저금리정책과 통화팽창에 의한 내수진작 위주 경제성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같은 정책기조가 신용불량자 양산과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적자금처리 방안에 대해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미국발 경제불안에 대한 시각=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미국은 쌍둥이적자,대기업의 잇단 분식회계 스캔들로 기업도산,금융질서 불안,증시폭락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우리의 증권시장과 수출에 얼마나 타격을 입힐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이같은 금융불안 속에서 통화량 증가,환율 하락,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수출은 늘지 않고 수입만 증가해 내년도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제수지 적자기조에 빠지지 않도록 투자 촉진,수출 진흥,금융 안정화,구조조정 촉진 등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관련한 제도적 장치가 효과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발 경제위기에 더 심각하게 영향받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부실회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집단소송제 조기도입,금융범죄를 저지른 대주주에 대한 형사처벌,부패행위에 대한 내부자 고발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적자금에 대한 상반된 인식=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최근 몇개월간 '휴업' 상태라며 정부는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것보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나라가 노령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는 데다 경제정책에서 금융정책의 비중이 날로 떨어지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공적자금 상환기간을 정부안의 25년에서 15년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원길 의원은 공적자금은 과거 정권하에서 수십년간 발생한 부실을 걷어내는 사회적 비용이기 때문에 상당량 미회수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보증채가 아닌 국채로 발행하고 융자가 아닌 출연형태로 자금을 투입해 이자부담이 없게 했어야 했다며 정책적인 오류를 지적했다. 이와 함께 원금 상환기간도 20∼30년의 장기채로 전환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반대되는 입장을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