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내는 '당원' 2만여명...돈먹는 '철새' 6백만명 ] "당원의사 무시는 당연." 한국과 외국 정당의 당원 현황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정당의 당원 성격을 잘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정당은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 많은 당원을 가지고 있으나 당비를 내는 진성 당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당비를 내는 당원이 유럽은 최고 1백97만명(이탈리아)에서 최소 29만명(네덜란드)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만3천여명에 불과하고 6백12만명이 당비를 내지 않고 오히려 '품삯'을 받고 일하는 당원이다. 결국 전체 당원 6백14만명 중에서 2만여명이 진성 당원이고 6백12만명은 허수라고 할 수 있다. 유권자 대비 당원 비율을 보면 유럽의 경우 최고 17.66%(오스트리아)에서 최하 1.15%(폴란드)다. 반면 한국은 '품삯당원'을 포함한 전체 당원 수가 전체 유권자의 18.30%나 된다. 그러나 전체 유권자에서 진성 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0.07%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 정당은 국고보조금이나 후원금이 없어지면 2만3천명이 6백12만명의 '품삯'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2만3천명 중에서 당직자를 제외한 일반 당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결국 당 총재나 측근들이 당의 재정을 책임질 수 밖에 없다. 지구당 위원장이나 당 총재가 이들의 품삯을 비롯한 당의 경비를 마련해 오지 않으면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항상 돈 타령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품삯당원'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 정당의 체질 개선이 이뤄질 수 없다. 돈을 받고 일하는 당원이 있는데, 돈을 내고 일하는 당원이 어디에 있겠는가. 더구나 '품삯당원'이 돈을 내는 진성 당원을 '왕따'시키는 사례도 있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내는 꼴이다. 이로 인해 지구당은 '이상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든지, 무직자들이 모여 시간을 때우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우리의 경우 당비를 내는 일반 당원이 극소수이기 때문에 정당의 수입중 당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3∼7%에 불과하다. 독일의 경우 당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23∼51%로 매우 높다. 1999년의 경우 총수입에서 당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사민당이 51.5%, 기민당은 40.7%를 차지했으며 자민당이 23.3%로 가장 낮았다. 미국은 대통령 예비선거와 의회선거 비용이 대부분 개인들의 당비나 후원금에 의해 조달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중 10% 정도가 선거자금을 기부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개인이 내는 당비나 후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는 당직자들이 내는 고액의 당비를 제외하면 일반 당원이 내는 당비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