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사분규가 장기화되면서 피해규모가 급증하고 지역경제에도 주름이 깊어가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17일 "노조 파업이 장기화되고 파업시간도 하루 6시간으로 늘어나 공장가동률이 20%대로 떨어졌다"며 "16일까지 3만3천4백대의 생산차질과 4천2백90억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사분규는 현대차 그룹에 편입된 99년 이후 해마다 반복돼 2000년 생산차질 2만7천6백3대(매출액 2천9백66억원), 지난해 1만6천2백38대(1천9백75억원) 등의 손실을 봤다. 또 9월 특소세 환원을 앞두고 차량 주문이 몰리면서 쏘렌토 2만5천대, 카렌스 1만7천대, 카니발 6천대 등 3∼5개월치 계약이 밀려 있다. 이에 따라 조업이 정상화되더라도 기존에 계약을 맺은 고객 2만여명이 특소세 인하혜택을 받지 못해 1인당 70만∼1백만원을 추가부담해야 할 형편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광주공장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부분 파업이 2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어나면서 현재 주야 10시간씩 2교대 근무체제에서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시간은 총 8시간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광주공장 하루 생산실적은 종전 7백80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백40대로 떨어져 15일 현재 생산차질 6천6백49대, 매출 손실 7백3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지역 70여개 협력업체들도 가동시간을 줄여 업체별로 4억∼12억원까지 모두 3백억원의 매출 손실을 보는 등 지역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은 지난 97년 부도사태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생산라인 확충 등을 통해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광주공장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