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에너지업체인 로열 더치 셸이 미래의 미국 전력가격을 놓고 74억달러의 도박성 투자를 했으며 이것은 무익한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같은 거래에 관계했던 한 전임 중역이 주장했다. 15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셸의 휴스턴 사업장에서 중역을 지낸 조지 내무어는 3년 전 미국 전력요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셸은 발전소 개발업자들과 이른바 '요금징수'에 합의, 향후 20년간 74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거래에서 셸은 자체 생산 가스를 연료로 해 생산한 전력을 팔아 요금을 받아 챙길 수 있는 선택권을 갖는 대가로 발전소 개발업자들에게 매년 일정 금액을 지불하게 돼 있다. 그러나 셸은 전력요금이 자체 생산 가스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비용보다 높을 경우에만 옵션을 행사하고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 휴스턴 소재 '셸 트레이딩(Shell Trading)'의 거래에 깊이 관여했던 내무어는 이같은 옵션이 쓸모없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일 전력가격이 붕괴하거나 또는 안정적으로 지속될 경우에도 이 투자의 수익률은 제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계약이 체결될 당시 회사 고위층으로부터 미래의 전력 및 가스 가격과 관련 낙관적인 전망을 보고서로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이같은 보고서는 이 거래를 정당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거래는 셸의 휴스턴 에너지 거래 사업의 급속한 팽창전략의 일환이었으나 셸의 경쟁사들은 대부분 엔론 파산사건 이후 거래 부문을 축소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셸이 이 거래와 간련해 충분한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셸측은 이 거래의 회계처리가 `보수적인 것'이었다면서 이 거래는 고객의 요구에 따른 것이고 전체적인 미국 가스 및 전력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무어는 전력가격의 하락은 이 거래의 가치가 수십억달러만큼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셸의 회계에서는 장부에 손실을 기록하는 것같은 메커니즘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영 기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