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분식회계 파문이 일본으로 번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일본 최대 리스회사인 오릭스가 기업정보를 올바로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혹의 발단은 지난달 도이치증권의 오키 마사미추 애널리스트가 오릭스의 기업정보 공개관행에 의문을 제기 한 것. 그는 오릭스가 매출액이나 일반관리비, 계열사 등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기업의 수익성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식 회계기준이 아닌 미국식 회계기준(GAAP)을 적용했을 때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내는 것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릭스가 엔론처럼 회계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지만 기업정보를 자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의 기업 전망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문이 확산되자 오릭스 주가는 11일 전날보다 7% 폭락, 1999년 6월 이후 3년 만의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또 보고서가 공개된 지난 6월3일 이후로는 23%가 떨어졌다. 이에 대해 오릭스측은 '근거 없다'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오릭스측 대변인은 "오릭스는 정확한 기업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회계상 드러난 문제점은 없다"며 "조만간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오릭스의 경영 성과에 대한 설명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릭스그룹은 자동차 비행기 기계설비 등을 임대해 주는 리스회사로 할부금융 생명보험 소비자금융 등의 사업도 벌이고 있다. 설립 당시인 64년부터 일본식 회계기준이 아닌 미국식 회계기준을 적용, 기업지배구조에 있어서는 일본내 모범 사례로 여겨져 왔다. 특히 미야우치 요시히코 오릭스 회장은 주주의 이익을 역설하는 대표적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오릭스는 한화그룹과 공동으로 대한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