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자동차 메이커 피아트사 최고경영자는 11일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가 브랜드를 계속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탈리아가 계속 주요 자동차 생산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사람의 발언은 심각한 경영난을 맞고 있는 피아트가 이미 지분의 20%를 넘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에 2004년중 완전 매각되는 것이 최선의 회생책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파올로 프레스코 최고경영자는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피아트 브랜드에 관한 중요한 결정이 계속 이탈리아측에 의해 내려질 것"이라면서 "GM과 제휴하더라도 중요한 멤버가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프레스코는 이달초 파이낸셜 타임스 회견에서 피아트가 생존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 아마도 2004년 GM에 나머지 지분을 넘기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피아트 지분의 20%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GM은 2004-2009년중 나머지 지분 80%를 우선적으로 넘겨받을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로마에서 화상 중계된 의회 연설을 통해 "피아트는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들어있다"면서 "이탈리아가 계속 위대한 자동차 생산국으로 남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환경친화 자동차 구입자에게 감세 혜택을 주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는 사실상의 피아트 회생 지원책이다. 이 조치는 피아트가 올 1.4분기에만 4억2천900만유로(4억2천5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나왔다. 이는 전년동기의 1천600만유로에서 급증한 것이다. 피아트는 현재 66억유로의 부채를 갖고 있다. 경영진은 이를 연말까지 30억유로로 줄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피아트는 내달 19일부터 9월 22일까지 잠정적으로 생산을 4만대 줄인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는 2만1천700명의 직원을 '기술적으로 해고'하는 셈이라고 회사 대변인은 설명했다. 피아트 노사는 앞서 공장 직원을 3천명 이상 줄이기 위한 협상을 가졌으나 성과를 내지 못해 오는 16일 재회동키로 했다. 피아트는 지난 5월 이탈리아 채권 은행단과 부채구조조정에 합의해 3년짜리 CB30억유로 어치를 발행키로 하는 비상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로마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