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백대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5%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매출액 기준 상위 2백대 기업의 올 설비투자 예정금액이 지난해(22조9천1백41억원)보다 4.8% 많은 24조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작년 12월 조사 때는 이들 기업의 올 예정 투자금액이 22조3천7백84억원에 불과했었다. 산자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 반도체부문 투자금액을 작년말보다 1조5천억원 늘려잡는 등 설비투자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면서도 "2000년의 24조9백40억원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10.2%) 유통(10.8%) 조선(24.4%) 시멘트(37.8%) 등의 투자가 크게 늘 것으로 조사됐다. 타이어(4.6%) 제지(14.6%) 반도체(21.6%) 등은 지난해의 감소세에서 올해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철강·금속(마이너스 0.9%)과 가전(마이너스 4.5%)은 지난해 50% 이상 급증한 탓에 올해엔 소폭 줄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마이너스 11.4%) 기계(마이너스 13.9%) 섬유(마이너스 26.2%) 항공(마이너스 35.8%) 등은 감소폭이 되레 확대되는 등 업종별로 투자계획 편차가 컸다. 투자 유형을 보면 설비확장형 투자(3.3%)가 소폭 늘어난데 반해 에너지절약·공해방지(46.6%) 연구개발(20.0%) 정보화(26.6%) 등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설비확장형 투자 비중이 지난해 60.8%에서 올해 59.9%로 줄어드는 반면 연구개발 투자는 7.2%에서 8.2%로 늘 것으로 조사됐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