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꺾일 줄 모르고 여전히 고공 비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이 늘어 민간 소비지출이 앞으로도 경기 상승세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해 산출한 2002년 2.4분기 '한경-신세계 소비자 경기지수(KE-Mart Index)'는 110.0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4분기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한 것이지만 기준치인 100을 훨씬 웃돌아 소비자들이 경기 상황을 여전히 낙관하고 있음을 뜻한다. 한경-신세계 소비자경기지수는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생활형편, 구매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산출하는 것으로 지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해 소비를 늘릴 의향을 가진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25일 이마트 고객 6백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인터뷰로 실시됐다. ◆ 경기 및 생활형편 봉급생활자들의 경기 판단이 좋아졌다. 6개월 전과 현재의 경기에 대한 체감도를 비교하는 '현재경기지수'는 113.4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봉급생활자의 현재경기지수가 116.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6개월 후의 경기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미래경기지수'는 124.1로 현재경기지수보다 높게 나왔다. "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낙관적인 견해가 우세하다는 뜻이다. 젊을수록 긍정적으로 미래경기를 진단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미래경기지수는 20대가 136.8로 가장 높고 30대가 128.2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121.7)보다 지방(127.1)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았다. 살림살이 형편을 지수화한 '현재생활형편지수'는 105.3으로 조사됐다. 가계형편이 6개월전보다 나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저소득층(연소득 2천만원 미만)의 현재생활형편지수는 96.8로 100을 밑돌아 경기회복의 혜택이 고소득층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개월 후의 가계상황에 대한 전망치인 '미래생활형편지수'는 109.1로 높게 나타났다. 소득별로도 큰 차이가 없어 전 계층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 소비의향 응답자들은 "대부분 소비를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품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6개월 후의 상품구입 의사를 묻는 '미래구매지수'는 106.2로 나왔다. 저소득층(연소득 2천만원 미만)의 미래구매지수도 104.8로 오랜만에 100을 웃돌아 경기회복세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반영했다. 품목별로는 스포츠용품(112.8)과 식료품(112.5)의 구매를 늘릴 것이란 응답이 많았다. '현재구매지수'는 116.3으로 조사돼 6개월 전에 비해 소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의 현재구매지수가 124.5로 다른 연령층보다 월등히 높았다. ◆ 물가 물가에 대한 불안감은 1.4분기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물가지수'는 133.3으로 나타나 "6개월 전보다 물가가 올랐다"고 답한 소비자가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이 137.0으로 지방(129.6)보다 체감 물가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개월 뒤의 물가에 대한 예상치인 '미래물가지수'도 131.8로 조사돼 앞으로 물가가 많이 오를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문화.여가생활비 여가생활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가비를 6개월 전과 비교해 지수화한 '현재여가지수'는 110.8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40대의 여가지수가 높은 반면 20대는 94.7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미래여가지수'도 106.8로 높게 조사됐다. 경기 호전과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에 따라 문화생활에 지출하는 돈이 점차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