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제약업체 머크가 124억달러의 매출을 부정기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머크가 처방약 자회사인 메드코로부터 공동지급(co-payment) 명목으로 조달받지 않은 자금(124억달러)을 수수한 것으로 장부에 기입했다고 전했다. 메드코는 지난 1999년부터 3년간 총 매출액의 10%에 해당하는 공동지급 금액을 실제로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5일 머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이에 대해 머크는 자사의 회계처리는 대체로 기준에 부합하며 공동지급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순익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금까지는 규제당국도 머크나 메드코의 회계처리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폭로는 엔론과 월드컴, 제록스로 이어지는 미국 기업들의 잇딴 회계부정의혹으로 이미 주가폭락사태를 경험한 시장에 우려를 불러일으켜 투자 신뢰도를 해칠 가능성이 크다. 머크는 지난 4월 이러한 회계처리 방식을 공시했으며, 2주전 이에 관한 보도가 나오자 주가가 5%나 빠져 5년래 최저가를 기록했다. 세계 3위의 제약회사인 머크는 뉴저지주 화이트하우스 스테이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최근 수익률 하락으로 메드코를 스핀오프(모회사 주주에 대한 자회사 주식의 배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워싱턴.뉴욕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