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와 농업보조금 대폭증액 조치는 유럽연합(EU)의 획기적인 농업개혁 노력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마이크 무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5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오는 9월 태국의 수파차이 파닛차팍에게 직무를 넘기는 무어 총장은 AFP의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AFX 회견에서 EU 집행위가 오는 10일 역내 농업보조금을 대폭 감축시키는 내용의 개혁안을 공개할 예정임을 상기시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회견은 제네바 소재 WTO 사무국에서 이뤄졌다. 무어 총장은 미국이 보호주의 입장을 취하는 상황에서 EU 집행위가 역내 농업을개혁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설득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미측의 이런 태도가 다른선진국의 개혁 노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른이식탁에서 멋대로 행동하면서 아이에게 바른 식탁 예절을 강요한다면 말이 먹히겠느냐"고 말했다. 집행위의 농업개혁 움직임에 대해 특히 농업 보조금을 많이 지급해온 프랑스,아일랜드 및 남유럽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어 총장은 그러나 미국이 국제사회의 무역자유화 과정 자체를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에는 공감할 수 없다면서 WTO의 뉴라운드 협상을 실현시키겠다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노선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와 파스칼 라미 EU 무역담당집행위원간에 "견해 조율이 훌륭하게 이뤄져왔음"을 무어 총장은 상기시켰다. 또 국제 금융시장도 최근의 무역 마찰과 관련해 이렇다할 동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무어 총장은 뉴라운드 출범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WTO 회원국들이 각자의 이해를 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해 절충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어 총장은 앞서의 합의에 따라 후반기 사무총장 업무를 오는 9월 수파차이에게 넘긴다. (런던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