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덩치와 보수성에 놀라고, 능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강동석 한전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50여일 동안 경험한 한전에 대한 느낌을 털어놓았다. 그는 우선 한전의 규모에 대해 직전에 몸담았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비교했다. 날씨가 더울 때 작은 선풍기를 틀면 인천공항은 시원해 지겠지만 한전은 거대한 에어컨을 작동시켜도 힘들다는게 강 사장의 비유.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는게 그의 평가인 셈이다. 강 사장은 한전의 보수성에 대해서는 넥타이 문화를 예로 들었다. "사장이 토요일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셔츠 차림으로 나오는데 직원들은 따라하지 않더라". 그는 그러나 "밑에서 토요일에 편한 복장으로 근무하자는 건의가 올라올 때까지는 그대로 놔두겠다"고 밝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억지로 끌고가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직 분위기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보다 더 관료적"이라고 평가했다. 강 사장은 "사장과 면담계획이 잡힌 인사의 이력과 면담의도까지 파악해서 보고하고 심지어는 면담요청자의 이력서까지 사전에 요청한 적도 있는 것 같았다"면서 "사장실에 앉아 있으면 마음 고생할 일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이런 관행을 안 뒤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한전 직원의 자부심과 소속감에 대해서는 "발전회사 간부 가운데 월급은 발전회사에서 받지만 한전에 적을 두고 파견형식으로 나간 경우가 많은 것을 보고 놀랐고 이들은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것 같다"는 설명으로 대신했다. 그는 "한전 직원의 능력과 자질은 매우 우수하다"고 치켜세운 뒤 "보고서를 완벽하게 작성하지만 타이밍이 늦는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