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7%(4월15일)에서 6.5%로 높여잡았다. 또 미국발(發) 금융불안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4일 '200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상반기 6.1%,하반기 6.8% 등 연간 6.5%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종전 3.1%)로 낮춰 잡고 경상수지 흑자는 종전대로 50억달러로 예측했다. 박승 한은 총재(사진)는 "지금까지 소비와 건설이 성장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연간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율을 각각 10.0%와 8.8%로 예상했다. 박 총재는 "미국 금융불안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며 실물경제의 회복 대세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올해 여행수지 적자가 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경상수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내년엔 상당히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원화환율 하락과 관련, 박 총재는 "엔화환율 하락폭이 더 커 수출경쟁력이 크게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원화가치가 오르면 단기적으론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투자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콜금리 목표를 현수준(4.25%)으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박 총재는 "환율 하락으로 물가 걱정을 던 데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했다"면서도 "향후 수요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물가가 뛸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중 콜금리 목표를 올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연간 성장률을 5.9%로 전망하면서 "하반기 내수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수출과 설비투자의 본격 회복은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산업연구원(KIET)은 올해 소비지출의 바탕 위에 수출.투자 증가에 힘입어 6.1%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