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빙그레 회장(47)이 남몰래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도와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4일 빙그레와 '백범 김 구 선생기념사업회'(회장 김신)등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일제 치하 독립투사인 이봉창 의사가 기념단체도 하나 없는 상태로 홀대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회장 김진현 전 과기부장관)를 설립해 독립유공자 기념사업과 후손 돕기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사재를 털어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기념사업회 사무실을 마련해줬고 이후로도 각종 행사비와 관리운영비를 지원해왔다.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의 김무웅 사무국장은 "다른 독립유공자들과 달리 이 의사는 한 점 혈육도 없이 순국해 지금까지 전혀 기념사업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김 회장이 남다른 관심을 갖고 도와주지 않았으면 기념사업회 설립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자신이 출연해 설립한 순천장학회를 통해 생활 형편이 어려운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93년 '삼희재단'이란 명칭으로 설립된 순천장학회는 그동안 학업성적이 뛰어난 불우 청소년 1천여명에게 학비를 지원해왔으며 작년부터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우선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백여명의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중·고교와 대학교 등록금을 지급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김 회장은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목숨을 잃고도 증빙자료가 없어 국가 서훈에서 제외된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주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이처럼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장인 김 신 전 교통부 장관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백범 김 구 선생의 둘째 아들이기도 한 김 전 장관은 현재 백범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국제 자원봉사단체 '해비타트' 주최로 국내에서 열린 '무주택 영세민을 위한 집짓기 행사'에 두 아들과 함께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