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의 세계적인 전자회사들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총력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70%를 벌어들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 TV를 알리기 위한 판촉을 실시하고 광고를 대폭 늘렸다. 월드컵 기간중 유럽 각국 8백여 철도역 공항 대형유통매점과 러시아 및 중국의 인구 밀집지역에 프로젝션TV 또는 PDP(벽걸이)TV를 설치해 주요 경기를 방영했다. 네덜란드에서는 히딩크 감독의 부친이 살고 있는 파르세펠츠에 대형TV를 설치했다. 주민들에게 붉은색 T셔츠를 나눠주고 경기 전후반 사이 15분간을 "히딩크 타임"으로 명명,무료로 맥주를 돌리기도 했다. 추첨을 통해 DVD플레이어,55인치 프로젝션TV도 증정했다. 삼성전자는 "TV 설치 판촉은 특히 이탈리아 공중파 언론이 크게 보도했고 영국에서는 올들어 프로젝션TV가 지난해 동기 보다 10배 이상 늘었다"며 "올안에 헝가리에서 PDP TV를 비롯한 디지털TV 생산을 시작해 유럽 수요 확대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도 공격적으로 집행했다. 중국에서는 펠레를 활용한 TV광고를 중국과 홍콩에서 내보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매일 2백만명이 몰리는 도쿄 시부야역에 대형 입체 광고물을 설치한 것을 비롯,도쿄 오사카 지역 주요 철도역 40여곳에 광고물을 부착했다. 중남미에서는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 대표팀 골키퍼를 활용한 TV광고물을 올초 제작해 방영했다. 러시아에서는 월드컵 기간중 29인치 이상 컬러TV를 구매한 고객에게 VCR를,프로젝션.PDP.LCD TV를 구입한 고객에게 DVD플레이어를 증정하는 판촉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월드컵 기간동안 중국 매출이 평소보다 3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천3백60대의 프로젝션TV를 판매한 러시아에서는 올해 6천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월드컵을 기회로 북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2005년까지 북미 디지털TV 시장에서 15%를 점유해 1위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북미 전진기지인 멕시코 레이노사 법인에 2005년까지 9천만달러를 투자하고 2006년까지 마케팅비용으로 2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LG전자는 디지털TV 생산라인을 지금의 3개에서 12개로 늘려 연간 3백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올해 안에 50인치 PDP TV와 30인치 LCD(액정표시화면)TV를 포함한 6개 모델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지금까지 주로 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방식)형태의 매출이 많았으나 앞으로는 지속적으로 고부가 제품을 출시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영국 독일 프랑스 중심이었던 광고를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를 포함한 동구권까지 확대 집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올 가을부터 30인치 PDP TV를 추가로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PDP TV 홍보를 위해 TV앵커우먼과 모델등 유명인사를 동원한 로드쇼를 주요 도시에서 14일까지 펼치기로 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