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60억명의 눈과 귀가 집중됐던 월드컵 대장정 한달. 한국은 그 시간동안 세계의 중심에 서 있었다. 정확한 경기 진행과 정보통신(IT) 강국으로서의 기술력 단결되고 열정적인 응원 친철한 시민의식 등으로 세계인들의 뇌리에 동북아의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켰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 주요 외신의 반응은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업그레이드됐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한.일 양국의 월드컵 개최 효과가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한국은 4강 진출과 열정적 응원으로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월드컵 대회가 한국과 관련해 남긴 이미지는 축구가 아니라 한국 국민들일 것이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패 문제, 선수들의 강행군을 강요하는 경기일정 등 월드컵의 모든 문제들이 한국인의 친절에 의해 가려졌다"고 강조했다. 에메 자케 전 프랑스 월드컵팀 감독은 "한국을 영원이 잊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고,프랑스 TF1방송은 "3,4위전에서 한국과 터키 선수들 그리고 한국 관중들이 보여준 우정어린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월드컵 효과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도록 포스트(Post) 월드컵 마케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향후 생존 전략인 '동북아 비즈니스.물류 중심국가'로의 자리 매김을 위해서는 월드컵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동북아 비즈 중심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포스트 월드컵' 대책방안을 내놓은 것은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 대책안의 요점은 한국이 생산, 교역 등 동북아 경제권 형성에서 중심축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회간접자본(SOC) IT 물류 정부 서비스의 역량을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 및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 유치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월드컵 4강 진출과 성공적 개최라는 호재를 앞세워 유럽 중남미 등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전경련 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사절단을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 집중 파견할 계획이다. 또 한.중.일 3국간 자유무역지대(FTA) 추진을 위한 '한.중.일 비즈니스 포럼'을 오는 10월 개최하는 등 3국간 산업협력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월드컵때 초청된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 54명에 대해서는 국내 투자 때까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고 투자프로젝트를 진행중인 18개 기업에 대해서는 한국법인 지사장 간담회를 통해 연내 투자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경제특구 자유무역지역 외국인투자 촉진 지역 산업공단지역조성을 조화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물류 및 정보통신 환경 등) 세제 지원 경영환경 개선(노사문제 등) 생활환경 개선방안(교육 및 의료 등) 등을 마련중이다. 정부는 이중에서 물류 부문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실제로 서울은 3시간 비행 거리 안에 인구 1백만명 이상 도시가 43개나 위치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세계 최대 잠재 시장인 중국을 배후 지역으로 확보하고 있다. 또 인천공항 부산항 광양항 등 충분한 SOC 여건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물류 기반이 세계의 주요 간선 항로상에 자리잡고 있어 동북아 지역의 물류 중심지로서 기능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이 매우 유리한 것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기반시설을 조금씩만 확충할 경우 손색없는 물류 중심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관련 법을 제정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각 부처 및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 '동북아 비즈니스.물류 중심국가 추진방안'을 오는 12월께 최종 확정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남북한 대치 상태 불필요한 규제 대립적인 노사문화 외국인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 등이 외국인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 -------------------------------------------------------------- [ 포스트월드컵 부처별 대책 ] 재정경제부 -국가이미지 제고위원회 출범 -민관합동 한국경제 IR 추진 산업자원부 -하반기중 세계 일류상품 80개 발굴 -9월까지 수출상품 10% 고가화 전략 마련 -중남미, 유럽에 비즈니스 사절단 파견 정보통신부 -동유럽, 중남미, 중국, 중동에 IT 시장개척단 파견 -HDTV로 프로야구 제작.중계 문화관광부 -9월에 국제스포츠산업박람회 개최 -월드컵경기장, 할인점.복합상영관 등으로 활용 추진 -서울 등 6개 프로축구단 미보유 도시에 구단창설 추진 -한.중.일 국가대표전 정례화, 한.중.일 프로리그 추진 -유소년 축구클럽 및 축구동호인클럽 확충 -2003년 여자실업리그 창설 추진 -CNN 등에 포스트월드컵 홍보CF 제작.방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