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은 세계인의 머리속에 한국이 "IT(정보기술)강국"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국내 유.무선 통신시장의 강자인 KT와 SK텔레콤은 이번 월드컵으로 다져진 IT강국 이미지를 활용,세계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KT=월드컵 경기장에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고 3세대 이동통신 등 첨단 IT기술을 시연,한국 IT인프라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했다. 월드컵기간중 KT가 운영한 IT플라자,IT체험관,디지털 방송관엔 VIP 언론인 관광객 등 하루 4천여명의 외국인이 찾았다. 외국인들은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cdma2000-1x EV-DO,무선랜 "네스팟",동영상 MPEG4 멀티플레이어,홈네트워킹 등 최첨단 IT기술을 체험하고 놀라워했다. KT는 이를 통해 "IT 경제월드컵"의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팀의 4강 선전으로 아시아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기업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 증대 측면에서 5조원에 달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T는 이와함께 월드컵 기간중 1억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수주,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향후 포스트 월드컵의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성공사례여서 눈길을 끈다. KT는 앞으로 신흥 성장국가의 대규모 도시확장이나 공장건설 등에 통신 인프라 구축 파트너로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또 강화된 KT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국제 음성트래픽 사업,해외 시스템.네트워크통합(SI.NI)사업,초고속인터넷 사업 등에서 해외 진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KT는 IT월드컵 성공을 단기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이익창출에 나서기 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국가신인도 향상 프로그램과 연계,해외 통신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공식후원사 지위를 확보하지 못해 월드컵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의 "히트상품"이라 할 수 있는 "비 더 레즈"(Be The Reds!,붉은 악마가 되라) 캠페인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월드컵을 상업적으로만 이용하지 않고 전 국민의 축제로 승화시킴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도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대국민 프로모션 차원에서는 "레드 스타디움"으로 명명된 대규모 길거리 단체응원 행사를 열어 응원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이를 통해 한국축구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었다. SK텔레콤은 월드컵 기간중 글로벌 이미지 제고에도 힘을 기울였다. 정보통신및 경제 관련 국제행사를 후원하고 IMT-2000 서비스와 무선인터넷 등 SK의 기술력과 향후 사업전략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갔다. SK텔레콤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CDMA방식 이동통신 서비스와 이스라엘에 수출한 무선인터넷 플랫폼 사업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IT코리아의 대표상품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