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의 이운봉 차장은 요즘 유럽지역 거래업체들과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하면서 예전과 다른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축구 얘기를 화제에 올리고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칭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독일 사람들도 "한국사람이냐"고 묻고는 어눌한 발음으로 "대~한민국"과 "오~필승,코리아"를 외치는 등 "붉은악마"의 길거리응원 열기를 언급하곤 한다. 예전과 달리 상담이 더욱 잘 진행되고 있음은 불문가지다. 이처럼 월드컵 개최와 한국 대표팀의 4강 진출을 계기로 "코리아 브랜드"가 날개돋힌 듯 각광받고 있다. KOTRA 해외무역관과 국내 종합상사들의 해외지사에는 한국과 한국산 제품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유럽의 내로라 하는 축구 강호들을 물리치고 4강에 오른 것 뿐만 아니라 열정적인 응원,경기후 질서와 자발적 청소,타국에 대한 배려,독일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보여준 대표팀에 대한 격려박수 등 성숙한 시민의식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한국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지인들은 한국의 축구수준은 세계수준에 올라섰고 한국제품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인은 저력이 있고,또 그만한 능력이 있다 한국은 일본과 비등하거나 혹은 더 낫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게 상사 주재원들의 설명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사의 정준철 차장은 "축구광인 현지 화학제품 바이어가 한국산 품목에 대한 장기계약에 관심을 표명했는데 성사되면 연간 2천t의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합상사와 KOTRA 한국무역협회등도 이같은 "코리아 브랜드 열기"를 수출증대로 이어가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LG상사는 월드컵 기간동안 러시아 폴란드 포르투갈 네덜란드 오만 등의 주요 거래업체와 경기를 관람하며 관계를 돈독히 하는 등 향후 비즈니스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5월31일 내한한 차드의 나고움 야마소움 총리 일행과는 개막식을 함께 관람하며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플랜트 통신케이블 수출길을 뚫는데 주력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덴마크 바이어를 초청해 프랑스와 예선전을 함께 관람한데 이어 유럽형 휴대폰(GSM) 단말기,모니터 등의 수출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경기에 초청했던 중국 바이어와는 자동차부품,미국 바이어인 시어스사와는 섬유수출을 놓고 추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무역협회와 KOTRA는 시장개척단 파견,해외 전시회 참가,국내 전시회 개최,바이어 초청 상담회 개최 등으로 코리아 브랜드 세일에 열중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7~10월동안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네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호주 등에 시장개척단을 보내는데 이어 9월과 11월에는 유럽 및 일본 바이어를 초청해 수출상담회를 가지기로 했다. 또 7월 도쿄 광전자 전시회,8월 파리 장신구 전시회,10월 뉴욕 인터넷 전시회,홍콩 추계 피혁제품 전시회 등에 한국관을 설치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밖에 9월 국제광산업전시회,11월 대구 국제광학전 등 국내전시회도 개최키로 했다. KOTRA는 오는 10월 유럽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를 초청한 구매상담회를 갖는데 이어 중남미에는 IT(정보기술) 관련 시장개척단을 파견키로 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 바이어를 초청해 기계.플랜트 관련 구매상담회를 여는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수출확대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