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리 메시에의 '비방디유니버설 미디어제국'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몰렸다. 지난 6년간 끊임없는 인수합병을 통해 프랑스 수도회사를 미 AOL타임워너에 이어 세계 2위의 미디어그룹으로 키운 메시에 회장이 이사회와 채권단의 거센 사임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물러나기 때문이다.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장 레네 푸르투 이사회 부회장은 메시에의 확장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과도한 부채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 분할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영화와 음반산업 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비방디유니버설이 해체되면 세계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진다. ◆미디어공룡이 '정크' 회사로=무디스는 1일 비방디유니버설이 부채를 줄이기 힘들 것이라며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수준(Ba1)으로 떨어뜨렸다. 메시에는 1996년 회사를 맡은 이후 카날플뤼스 유니버설스튜디오,유니버설뮤직 등을 잇따라 인수,세계적 미디어그룹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1백70억유로에 달하는 부채를 안게 됐고 각 사업부문이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해 심한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다. ◆어떻게 분할될까=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다양한 회사분할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메시에 없는 비방디유니버설은 상상할 수 없는 데다 막대한 단기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조속한 자산매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두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나는 '순수한 프랑스회사'로 돌아가는 것. 유니버설스튜디오와 미국케이블TV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할리우드 거물급 인사인 배리 딜러,세계 최대 음반사 유니버설 뮤직은 원래 소유주인 브론프만 가족에게 되팔게 된다. 프랑스 주요 자산의 매각을 반대하는 프랑스 정치인들과 미국 이사진이 지지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순수한 미디어회사'로 재편하는 것. 이 경우 통신부문은 영국 보다폰,유틸리티부문은 독일 RWE의 인수가 유력하다. 파리=강혜구 특파원·송태형 기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