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하반기중 수출 설비투자 및 내수소비가 균형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거시경제정책을 운영할 방침이다. 저금리 등 기존의 거시경제 정책기조를 급격하게 바꾸기 보다는 경제흐름과 변화를 면밀히 주시,부문별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이같은 하반기 거시경제 정책방향은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 자리에서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경기회복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미국경제 회복 지연 가능성,환율하락 등 불안요인도 상존하고 있다"며 "균형있고 적정한 수준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경기여건 변화에 맞춰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 경기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와 건설 등 내수가 안정되고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6%대,소비자물가는 3% 내외,경상수지 흑자는 50억달러 이상일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올해 하반기 전망이다. 재정.금융정책=정부는 하반기 중 재정을 통한 경기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금리정책은 한국은행이 경기와 물가 금융시장 동향 등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운용토록 할 방침이다. 올해 재정집행은 당초의 "상반기 조기집행"에서 "경기 회복추세를 반영해 상.하반기 중립기조"로 조정,경기여건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금리 안정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해 국채 발행을 신축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의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되 급변동시에는 적절한 수급대책을 펴,시장안정을 꾀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재정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말 일몰 기한(세금감면 시한)이 도래하는 고수익고위험 신탁상품과 비과세 저축 등 기존의 조세감면 조치를 최대한 축소키로 했다. 금융.기업 구조조정=하이닉스반도체 실사 결과를 토대로 7월중 처리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한 갑을 대우전자 동국무역 등 처리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워크아웃 21개 업체에 대해서도 조속히 종료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서울은행의 경우 현재 진행중인 매각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대한생명은 공적자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한화컨소시엄과의 우선협상 등 매각절차를 추진한다. 대우차는 9월중 신설법인이 출범하고 한보철강은 8월중 본계약 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올해 입주물량이 늘어 하반기 주택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금년중 59만호의 신규주택이 공급돼 부동산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가을 이사철에 일부 지역에서 과열현상이 나타날 경우 투기과열지구 확대지정 등의 추가 안정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토지시장에 대한 동향점검을 강화하고 필요시 투기예상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수출.투자 활성화정책=오는 8월 서울,10월 미국에서 선진국 정부조달시장에 대한 설명회를 열어 국내 업체의 외국정부 조달시장 참여를 권장하기로 했다. 중국 등 성장 유망시장에 시장개척단을 집중 파견하고 유망 해외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기업의 정보화설비와 공해방지 시설투자에 대해 세제지원을 늘린다. 6월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임시투자세액공제는 이미 올해말까지 시한을 연장했다. 미래산업 육성=산업분야별 전략적 핵심기술과 구체적 개발방안을 제시할 "국가기술지도"를 연내에 작성키로 했다.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 10개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무선인터넷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표준화와 관련법령 제정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또 대통령 과학장학생 제도를 도입해 이공계 진학을 촉진하고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국제화 계획도 지원키로 했다. 기타=정부는 대선과 아시안게임 등이 물가불안 심리를 부추기지 않도록 개인서비스 요금 등에 대한 시장감시와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중.일 프로축구 리그의 정개최 추진 등으로 프로스포츠 활성화를 도모하고 문화 관광 레저 스포츠산업에 대한 규제를 재점검하는 등 종합적인 발전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목포신항과 더불어 대불지역을 자유무역지역으로 신규 지정해 서남권 개발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산신도시 개발이 경부고속철도와 연계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1백12만평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조기지정하는 방침을 추진중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