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5월 중 산업활동동향은 국내 경기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6월 중 물가도 전월 대비 0.1% 하락,인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과 소비자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표는 이같은 경기상승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주가는 지난 26일 50포인트 이상 폭락했고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4월 말보다 0.8%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되살아나기 시작한 경기가 침체에 빠져드는 더블딥(2차 경기하락)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표경기의 계속되는 호조만 갖고 향후 경기의 본격 회복궤도 진입을 장담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산업생산은 성장 지속=생산 출하 도소매 설비투자 등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났다. 5월 중 7.7% 증가한 산업생산은 반도체(20.1%)와 자동차(17.3%)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출하는 수출용이 11.9%,내수용이 8.2% 증가했고 도소매판매도 7.5% 늘어났다. 5월 중 제조업 가동률은 76.5%로 전달의 77.7%보다 약간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재고율은 67.4%로 전달(69.4%)보다 낮아져 향후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역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물가와 실업률은 낮아져=6월 중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2.6% 오르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6월 중 소비자물가가 5월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진 것은 채소 과일 등 농산물가격이 내렸고 유선·이동전화간 요금이 인하됐기 때문이다. 최근의 환율 하락도 수입물가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업률은 지난 5월 2.9%에 머무는 등 올들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일용직과 임시직 비중이 늘어나 고용구조가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업자 수로 본 경기는 분명 좋아지고 있다. ◆국내외 불안요인으로 심리지표 악화=최근 조사한 소비자 기대지수와 기업의 경기실사지수(BSI)가 전달에 비해 떨어진 것은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부터 주가가 하락하고 부동산시장이 안정되면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의 자산가격 상승효과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경기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환율이 급락하면서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정부가 올 하반기에도 종전의 경기활성화 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도 심리지표가 급속히 나빠진 때문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