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는 세계경제의 최대 변수다. 하락 정도에 따라 세계경제 방향이 바뀔 수 있다. 이와 관련,점진적인 달러약세가 세계경제에 실보다 득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달러가치가 세계경제를 대혼란에 빠뜨릴 정도로 폭락할 가능성은 낮으며 올해 말에는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보다 득이 큰 달러하락세=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 달러가치가 통제범위내에서 떨어지는 한 달러약세는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진단했다.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시장개입 같은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달러약세의 득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미국경제로서는 달러약세가 '기업 수출증대-경상수지 개선'의 중장기적 효과를 낸다. 때문에 미정부는 달러약세를 드러내놓고 환영하지도 않지만,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는 분위기다. EU도 달러약세(유로강세)를 환영하는 기색이 강하다. 역내 교역비중이 커 대미 수출비중은 작은 까닭에 유로강세로 인한 대미 수출경쟁력 약화는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유로강세로 수입물가가 하락,전체 물가가 안정되면서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다. 엔고에 따른 수출부진을 우려하는 일본경제에도 달러약세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엔저효과에 의지해 체질개선 작업에 소극적인 일본기업들에 달러약세는 구조개혁 촉진제가 될 수 있다. ◆달러하락은 있어도 폭락은 없다=전문가들은 달러약세가 현재 예측가능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세계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달러는 단기적으로 좀 더 떨어진 후 가을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의 제럴드 코헨 환율분석가는 "미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달러가치가 장기적으로 계속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미 기업실적이 회복되는 연말께에는 회복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씨티은행의 환율전문가 로버트 신치도 "최근 상황으로 보아 달러가 현 수준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폭락세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달러가치는 지난 24일 뉴욕에서 한때 2년4개월 만의 최저인 유로당 0.98달러로 급락,'1달러=1유로'의 등가수준에 육박했으나 곧 0.96달러로 회복됐다. 엔화에 대해서도 큰 변동없이 달러당 1백21~1백22엔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