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엔지니어링(www.charmeng.com)의 한인수(43)대표는 최근 창업 13년만에 가장 뿌듯한 순간을 맞았다. 자체 개발한 LCD(액정표시장치) 검사장비를 삼성전자 천안 공장의 5세대 LCD 생산라인에 납품한 것. "이번 장비는 2년 6개월동안 4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어 32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매달려 개발한 제품입니다.미국과 일본 업체가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해온 장비를 국내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자금으로 만들어내 LCD 생산업체에 첫 제품을 당당하게 공급한 것이죠." 참엔지니어링이 자체 개발한 1호 제품인 이 장비는 LCD 기판에서 결점을 찾아내 수리하는 "LASER REPAIR(대당가격 약 6억5천만원)"와 LCD의 성능을 정확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DC PROBER(대당가격 약 8억원)"이다. 이 장비에 대해 3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2건을 출원하기 위해 준비중인 참엔지니어링은 현재 2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1983년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전자에 입사하면서 반도체 장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독일과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에 몸담았다가 1990년 창업했다. "현대전자에서 반도체 장비 담당자로 일하면서 외국 업체들의 횡포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어요.하지만 국산 제품이 없어서 외국 제품을 쓸 수 밖에 없었죠.결국 내 손으로 장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했습니다." 한 대표는 우선 사업초기엔 외국산 반도체 및 LCD 장비를 수입해 국내 업체들에게 공급하는 일을 했다. 이를 통해 사업기반을 다진 그는 1999년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반도체 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자금과 인력을 LCD 검사장비 개발에 집중시킨 것. 회사의 운명이 뒤바뀔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한 대표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둬 LCD 검사장비 2종을 개발해 삼성전자에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올들어서만 대만에 4번이나 출장을 다녀온 한 대표는 "대만의 5개 업체가 LCD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시장전망이 매우 밝다"며 "대만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말 코스닥 등록을 위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참엔지니어링에는 일본 올림푸스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한 대표는 "반도체 및 LCD 검사장비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광학 관련 기술과 부품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올림푸스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참엔지니어링은 자체 개발 2호 제품으로 선보일 LCD 검사장비인 "LASER CVD"를 연말까지 개발하기 위해 30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한 대표는 "LCD 검사장비를 자체 개발함으로써 외국제품을 수입해 팔던 때 고객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게 됐다"며 "검사장비를 뛰어넘어 반도체 및 LCD의 메인장비까지 국산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031)330-8500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