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의 지방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통업에 이어 최근 들어 수입자동차 대리점과 은행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치열한 판매경쟁을 펼치고 있다. 외국기업의 지방진출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자동차. 부산의 경우 남구와 수영구에 걸친 대남로터리 일대가 외제차 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곳은 해운대신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데다 LG메트로시티 등 대형 고급아파트들이 밀집해 홍보와 고객유치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수입차 업계 1위인 BMW코리아는 최근 남구 대연동에 매장을 연 뒤 지난달 이 지역에선 처음으로 부산전시컨벤션 센터(BEXCO)에서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이 회사 김영은 이사는 "올들어 월 65대 정도를 부산 경남지역에서 팔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부상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드코리아와 클라이슬러 도요타 등 수입차 판매점도 대남로터리 일대에 매장을 열고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 북구 유동로터리 일대도 아우디 BMW에 이어 올해 초 포드자동차 매장이 들어서 광주의 수입차 판매거리로 자리잡았다. 대전지역은 지난해 말부터 벤츠와 BMW 볼보 포드 크라이슬러 등의 대리점들이 뿌리를 내렸다. 인천시에도 올들어 도요다를 비롯해 볼보 등 4개 전시장이 새로 들어섰다. 외환위기 여파로 자취를 감췄던 외국 금융회사의 지방 진출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부산에는 지난해 HSBC의 진출에 이어 지난달 말 중국공상은행이 출점했다. 중국에 무역이나 현지투자를 하고 있는 영남지역의 중소기업을 주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것. HSBC측은 "좋은 주택담보대출 조건덕택에 고객수가 부쩍 늘고 있다"며 지점 추가개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과 분당에는 씨티은행이 들어섰고 인천에는 은행과 보험회사가 입주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ING 푸르덴셜 ARG 뉴욕생명 메트라이프 알리안츠 등 보험사들도 대전을 거쳐 울산 광주로 남하하면서 국내 보험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통업계는 부산 울산 등 지방상공업 중심지에 이어 광주 등지로 진출 영역을 확대 중이다. 영국과 합작투자한 삼성홈플러스는 오는 9월 광주시 북구 두암동에 대형할인점 개장을 앞두고 있어 신세계E마트 등 국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상의 태경호 조사홍보팀장은 "국내 기업들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체제를 마련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