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경제위기 당사국들이 위기수습에 나서기 시작했다. 최근의 경제위기를 실질적으로 촉발시킨 브라질 좌익 노동자당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후보는 24일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정흑자 달성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고 국내외 부채를 일정대로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채무상환 불가 입장을 포기한 것이다. 오는 10월 대선에서 승리가 유력시되는 그는 앞서 2천4백50억달러에 달하는 브라질부채 중 일부에 대해 디폴트(채무상환 불능)를 선언할 수 있다고 언급,브라질 주가와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또 지난해 디폴트사태에 빠지면서 중남미위기의 발원지가 된 아르헨티나의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은 중남미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나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두알데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과 위기수습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브라질위기로 중남미 경제불안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워싱턴 당국이 직접 나서 브라질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도 '브라질사태 불개입' 입장에서 한발 후퇴,"브라질은 미국과 세계경제에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강조해 미국의 지원방안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앞서 지난 21일 "브라질위기는 경제문제가 아닌 정치불안에서 비롯됐다"며 IMF의 추가지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브라질 통화가치와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한편 지난 주말 브라질 헤알화가치는 94년 헤알화 도입 이후 가장 낮은 달러당 2.84헤알로 떨어졌고,멕시코 페소화도 달러당 9.72페소에서 2년 만의 최저인 9.98페소로 급락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