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과 러시아(G8)의 정상회담은 미국과 유럽연합(EU)간 철강관세 및 농업보조금 갈등으로 인해 공조 분위기가 형성되기 힘들 것 같다고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캐나다의 록키산맥 휴양지 카나나스키스에서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례 정상 회동은 국제경제회복 전망, 아프리카 개발문제 및 테러대응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에서 철강관세와 농업보조금 문제가 정식 의제로 다뤄지지는 않을 것이나 워낙 중요한 현안이기 때문에 짚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돌파구가 모색되지 못할 경우 테러공조 등 외교적 공동전선 구축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 소재 시클로프 연구소 관계자는 "미국이 군사적 측면에서 구사해온 '팍스아메리카나' 노선을 경제적 관점에서 절충할 준비가 돼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 EU간에 철강관세 및 농업보조금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 실제 EU는 2주전 끝내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 제품에 보복키로 대책을 마련했으며 미국이 유화 제스처로 철강 세이프가드 예외 품목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입장을 후퇴시키지 않고 있다. 미국도 이에 굴하지 않고 EU가 이란과 정치적 관계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마찰을 빚는 것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캐나다, 일본 및 러시아의 경우 미국과 연성목재 수출로 충돌하고 있다. 미국이 자기나라 업계 보호를 위해 수입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은 자체적으로 미국산 철강에 대해 10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위협했다. 그러나 미국이 철강 세이프가드 예외품목을 확대하자 일본은 지난 13일 대미 보복관세 발동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청원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간 철강 마찰은 일단 급한 불이 꺼진 셈이다. 러시아 역시 미국과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가 위생 문제를 이유로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금지했다가 워싱턴측의 압력에 밀려 지난 4월 15일 금수를 철회하기는 했으나 러시아 지방의 경우 여전히 규제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다른 G8 국가간의 이런 다각적인 무역 마찰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의 호르스트 쾰러 총재, WTO의 마이크 무어 사무총장 및 세계은행의 제임스 울펀슨 총재 등은 "세계 경제의 성장을 위해 어떤 형태건 보호주의 색채를 띠는 조치들은 없어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파리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