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과 8강의 두터운 벽을 넘어 4강에 진입하는 대이변을 기록함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이 월드컵 공식후원사나 비후원사를 가리지 않고 '대박'터지고 있는 마케팅효과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우선 우리의 월드컵 개최와 우리 팀의 4강 진출로 국가 이미지가 높아지고 세계시장에서의 한국 기업 위상이 치솟아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효과를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공식 스폰서십을 따낸 기업은 들인 비용의 수십-수백배에 달하는 광고효과를 거둔 것으로, 또 후원사로 참여하지 않은 업체도 '교묘한' 매복 마케팅이나 고객초청 등의 행사를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봤다고 각각 자평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회 공식 스폰서로 10억달러 가량을 투자한 현대자동차는 한국팀의 4강 진출로 마케팅 효과도 당초 50억달러에서 80억달러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자체 추산했다. 우선 한.일 양국의 20개 경기장에 2개씩 광고판을 설치해 30억달러 이상의 광고효과를 거뒀으며 월드컵 개최와 4강 진출로 국가 이미지와 한국 기업의 위상이 높아지는 등 무형의 효과까지 감안하면 10조원 이상에 달한다는 것. 또 자사 초청이나 자비로 방한, 경기를 구경하고 공장을 둘러본 해외 2천여명의 딜러의 높은 만족도가 수출 확대로 이어지고 정몽구 회장이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자격으로 초청한 해외 VIP들이 12월 개최지 투표에서 한국에 표를 던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시 공식 후원사인 KTF도 펜스 광고 노출 등을 통한 단순 광고효과만 1조2천억원에 달하는 등 전체적으로 마케팅 효과는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은 공식 스폰서가 아니어서 세계에 `삼성' 브랜드를 알리는데 이 대회를 특별히 활용하지는 못했지만 삼성카드가 거스 히딩크 감독을 일찌감치 광고 모델로 점찍어둔 덕분에 '히딩크 신드롬'의 효과는 톡톡히 봤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이 해외 우수인력 유치를 본격화하기로 한 것과 히딩크 감독의 이미지가 맞아떨어져 은연중에 히딩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가 됐다는 평가다. 삼성은 또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 이미지가 제고되고 디지털.IT(정보기술) 강국임이 입증된 것이 해외 마케팅에도 간접적으로 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 응원단을 후원했으나 중국이 3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SK는 SK텔레콤이 붉은 악마를 후원, 엄청난 광고 및 인지도 제고 효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응원복 등 용품과 행사를 지원하는데 50억원을 썼지만 `Be the Reds'를 새긴 붉은 티셔츠를 통한 매복 마케팅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것. 이와 함께 제2의 SK를 건설하려는 중국에서 한국 이미지가 높아져 정보통신, 에너지, 화학 등의 중국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해외에서 고급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해외투자자에게 기업 신인도를 높이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네덜란드 필립스의 제럴드 크라이스터리 회장을 비롯해 쉐브론-텍사코, 도시바, JVC 등 전략적 제휴업체의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들을 초청, 사업 현장 방문과 월드컵 경기 공동 관람을 통해 유대를 돈독히 했다고 LG는 밝혔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디지털TV 특수와 함께 국내.외에서 500만달러씩의 비용을 들여 50-100배 효과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프랑스.러시아 3개국 대표팀을 공식 후원해 한국 대표팀과 월드컵 개막직전에 열린 한국-프랑스 친선경기에서는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으나 프랑스가 예상밖으로 1승도 거두지 못해 아쉬워했다. 포스코는 소비재를 생산하지 않는 업종특성상 직접적인 마케팅 효과는 없었지만 해외 고객사 및 철강업체, 원료공급사 대표 등 30여개국에서 800명의 '영향력 있는 '인사를 초청, 해당 국가 경기를 관람시키고 포항.광양제철소를 견학시켜 국제적으로기업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덕을 봤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