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사태로 촉발된 기업 부정 스캔들이 속속 터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형 의약품 체인업체인 라이트 에이드의 前 경영진들도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미증권거래위원회(SEC)는 21일 사상 최대의 기업 실적을 분식한 회계사기 혐의로 라이트 에이드 전 경영진을 상대로 여러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민사소송은 라이트 에이드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마틴 그라스와 전 재무최고책임자(CFO)인 프랭크 버곤즈, 프랭클린 브라운 부회장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SEC는 덧붙였다. SEC에 따르면 이들 경영진은 지난 97년 5월부터 99년 5월까지 2년간 매분기마다160억달러에 달하는 순익과 23억달러의 세전 이익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분식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마틴 그라스 CEO는 회사 자산을 유용, 사재를 늘린 데다 주가가 폭락하기직전 이를 막기 위해 기업 수익을 일부러 부풀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SEC는 전했다. 이와 함께 펜실베이니아 중부 지방검찰의 토머스 마리노 대변인은 라이트 에이드의 회계사기와 관련, 이날 형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SEC의 웨인 카린 이사는 "이날 발표된 라이트 에이드의 혐의는 주요 기업 최고위층의 부정직과 부정행위의 추악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라이트에이드 전 고위경영진은 회사의 실적을 조작하기 위해 다양한 속임수를 이용, 투자자들을 사취했다"고 지적했다. 라이트 에이드는 미국 3위 의약품 체인업체로 포천 500대 기업중 132위 업체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