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시간 여객열차 운행을 30여년간 독점해온 암트랙(전미철도여객수송공사)의 역할에 모종의 변화가 예상된다. 암트랙의 독점운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비판세력의 목소리에 부시 행정부도 가세했기 때문이다. 노먼 Y. 미네타 미 교통장관은 20일 미 상공회의소 강연을 통해 "전국여객열차노선 독점운영업체로서의 암트랙의 역할은 연방정부의 지속적인 대규모 지원 없이는더이상 지탱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30여년의 경험으로 입증됐다"며 역할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도시간 여객열차 운행 서비스에 경쟁체제가 도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열차가 통과하는 각 州정부에는 철도 서비스에 대한 더큰 권한과 함께 재정지원 책임이 부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575㎞에 이르는 보스턴-워싱턴 구간에 대한 암트랙의 소유권도 단계적으로 불특정 공공조합에 이전될 전망이다. 또 암트랙 직원 고용승계문제도 외부계약업체에 위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네타 장관은 철도개혁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정치가 아닌 가격과 승객이 서비스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그러나 암트랙의 자금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암트랙의 데이비드 건 사장은 적자보전을 위한 2억달러의 긴급소요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도시간 여객열차 운행 중단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지난 17일 연방철도국에 2억달러의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달라고 요청했다. 미네타 장관은 이를 검토중이라면서 "암트랙 운행이 중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암트랙과 여객철도서비스에 대한 구상을 밝히라고 지난 몇달간 백악관에 압력을 넣어왔다. 의회는 올해 암트랙의 향방에 대해 표결할 예정이다.(워싱턴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