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타이코 사태 등으로 실추된 미국 기업의 신뢰도를 만회하기 위해 미국의 재계와 석학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0일 전직 기업 경영자를 비롯한 감독당국 관계자, 학계인사들이 연이은 스캔들로 추락한 미국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별도의 패널을 구성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날 뉴욕에서 발족하는 패널은 스톡옵션의 회계 처리 문제와 경영진 보수 등과 관련해 고강도 대책을 숙의할 것이라면서 감사 및 회계 기준, 은행과의 관계설정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들도 함께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이 패널에는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전 증권거래위원회(SEC)의장인 아서 레빗 등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폴 볼커와 아서 레빗은 미국 기업들의 윤리 기준의 상실을 우려하면서 이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역설한 인물들로 이들의 참여로 패널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더욱 무게를 더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패널 회장은 철도 및 교통 관련 업체인 CSX 존 쇼 회장과 상무장관을 지낸 바 있는 피터 피터슨 블랙스톤 그룹 회장이 공동으로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뱅가드 펀드 그룹의 전 회장인 존 보글과 존슨 앤드 존슨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랠프 라센 등이 패널 회원으로 참여하며 주식투자의 황제 워렌 버핏 등과 같은 투자전문가들도 자문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재계의 이익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도 기업 지배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왔으나 개혁에는 소극적 입장을 보여 비난을 받아왔다. 이번 패널은 민간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창립을 주도했으며 오는 9월 기업운영과 관련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