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사가 지난해 12월2일 파산신청을 내기에 앞서 일년간 고위 임원들에게 현금과 주식 등 총 6억8천100만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엔론의 회계서류에 담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2명의 취재원을 인용,이같이 전하면서 케네스 레이 전 회장에게는 최소 6천740만달러가 지급됐다고 밝혔다. 엔론사가 파산을 앞두고 경영진에게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은 일부 공개됐으나 전체 보상규모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엔론사 최고 간부들이 자사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1월에도 거액을 끌어모으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는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엔론사는 이날 자사의 파산신청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뉴욕연방법원에 상당 분량의 회계서류를 제출할 예정인데, 이중에는 이처럼 경영진에 거액의 보상금이 주어진 사실을 입증하는 문서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 문서에는 또 엔론이 지난해 12월 회계서류를 작성하기에 앞서 90일간 채권자 등에게 지급한 320억달러의 세부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같은 사실이 공개됨에 따라 엔론사 주주들은 물론 지난해 12월 해고된 직원들로부터 또다시 분노를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해고 직원이 받게될 해직수당은 대부분 1만3천500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며이들은 지난주 일부 간부들이 파산 직전에 지급받은 거액의 보너스중 일부를 반환받기 위한 소송을 내기로 합의를 본 상태다. 이번에 법원에 새로 제출된 문서들은 또한 자신이 소유한 주식을 현금화할 기회를 잡기 위해 주주들에게 오인하기 쉬운 금융정보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엔론사 최고 경영진을 조사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문서에 따르면 6억8천100만달러의 보상금이 지급된 대상은 총 140명이며, 1인당 평균 액수는 480만달러에 달한다. 지급 내역은 주식 1억3천500만달러와 봉급과 보너스 2억4천만달러이며, 나머지는 스톡옵션과 보류됐던 보상금 및 비용 처리분 등이라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앤드루 패스토우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봉급과 보너스로 560만달러를, 지난해 사임한 제프리 스킬링 전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스톡옵션 1천900만달러 등 모두 4천만달러를 각각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크 프레버트 전 회장 겸 도매판매 부문 최고 책임자에게는 스톡옵션 등 총3천350만달러가 주어진 한편 런던 거주시에는 주거비용 등의 명목으로 700만달러가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대부분은 그러나 변호인을 통해 매각이 제한된 주식까지 보상금에 포함시키는 등 숫자가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