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애플랙에 입사했을 때 운좋게 일자리 하나를 얻게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젠 달라요. 직장여성으로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애플랙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입사 당시 애가 하나였는데 이젠 다섯이나 돼요. 다른 곳에서라면 다섯명의 애를 키우면서 동시에 직장생활을 한다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겠지요." 미국의 생명.건강보험회사인 애플랙(AFLAC)에서 9년째 근무하고 있는 킴 플록씨. 회사가 제공하는 보육 및 탁아시설을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실제 이 회사가 사내에서 운영하는 탁아시설의 수용인원은 5백40명으로 미국 조지아주에서 가장 큰 규모다. 애플랙은 이같은 탁아시설을 갖춘 덕분에 올해 포천지로부터 '미국에서 일하기 가장 좋은 1백대 기업'중 33위(지난해 61위)로 선정됐다. 직장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육과 탁아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업무능률을 배가시키고 있는 기업의 전형으로 꼽힌 것이다. 11년째 회계업무를 맡고 있는 크리스티 우드로씨는 "세살과 다섯살짜리 아이가 있는데 둘 다 10개월 되던 때부터 사내 탁아시설에 맡겨 놓고 키웠다"며 "애들에게 급한 일이 생기더라도 수분 내에 달려갈 수 있기 때문에 집안에서 일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직원들이 이처럼 강한 소속감을 갖고 있는 애플랙은 1955년 설립됐다. 전세계에 4천만명의 보험가입자와 4만2천명의 보험설계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현재 자산규모는 3백79억달러, 매출액은 97억달러에 달했다. 총직원수는 5천7백44명이다. '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관심이 일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을 고취시킨다'는 회사 창립 초기의 경영이념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가고 있는 기업이 바로 애플랙이다. 애플랙의 기업문화는 애정을 갖고 공평하게 직원들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보육 및 탁아시설에다 직원들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직업훈련.개발 프로그램,의료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일할 맛을 돋우고 있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다. 직원훈련 프로그램의 경우 전문성 향상 교육, 사내 직업훈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성 향상 교육은 직원들이 보험업 지식을 넓힐 수 있도록 외부 관련기관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회사가 교재제공은 물론 프로그램 등록비까지 지불해 준다. 사내교육은 컴퓨터 교육에서부터 자기계발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무료로 실시되고 있다. '능력달성상(Proficiency Achievement Awards)'이란 제도도 이채롭다. 1년간 까다로운 업무능력 배양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통과한 직원들에게는 한단계 승진과 함께 3%의 급여인상 혜택을 주고 있다. 애플랙의 오드리 분 틸만 인력자원담당 수석부사장은 "직원들이 아이들,건강, 업무능력 등에 대해 근심걱정 없이 즐겁고 편하게 일 하도록 만들어 줘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직원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으로 보살피고 존중함으로써 회사와 종업원이 함께 커 나갈 수 있다는게 애플랙이 실천하고 있는 신뢰경영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