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붐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던 지난 5월 중순. 중국 진출 외국 TV메이커 사이에 프로젝션TV 판매 전쟁이 붙었다. 삼성 LG 소니 등 업체들은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등 주요 도시의 대형 음식점 호텔 등을 상대로 프로젝션TV 판매에 나섰다. 월드컵 경기 관전용 대형 TV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는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중국 최대 외국 가전업체인 LG는 지난 5월 3천4백30대의 프로젝션TV를 팔았다. 전달보다는 39.3%, 지난해 동기보다는 4백61%가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 역시 지난 5월 3천여 대의 프로젝션TV를 팔아 전달대비 1백% 신장률을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이 중국 프로젝션TV 시장을 형성시키는 기폭제가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대회는 중국에서 스포츠마케팅 붐을 일으킨 첫 경기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이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했기에 가전 컴퓨터 식.음료 등 대부분의 소비 제품들은 월드컵 판촉활동을 벌였다. 음식점 호텔 등도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등 특수를 노렸다. 중국 언론에서는 "월드컵 경제(世界杯經濟)"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의 "월드컵 경제"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직접적인 호황을 누린 여행사를 비롯해 음.식료 가전 컴퓨터 광고 방송 등의 분야가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으로 보낸 응원 관광단은 약 3만5천명. 관광상품 평균 가격을 8천 위안(1위안=약1백45원)으로 잡으면 모두 2억8천만 위안의 특수가 일었다. 여행사들은 이중 약 20%에 해당하는 5천6백만 위안 정도의 순익을 올렸을 것으로 기대된다. 맥주의 경우 월드컵이 시작된 후 평소보다 1.5배가 더 팔린 것으로 타났다. 베이징 최대 맥주회사인 옌징(燕京)은 중국-코스타리카 경기가 치러진 4일 하루 4천t을 판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월드컵 경기를 단독 생중계한 CCTV는 단위 시간으로는 최대 광고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 TV는 중국 팀의 월드컵 경기 중계 때 한 업체로부터 1천2백24만 위안(약 18억원)의 광고를 유치하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 상사원은 "월드컵을 계기로 중국인들이 스포츠마케팅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중국 스포츠마케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