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회복 과정에는 아직도 많은 불안 요소들이 남아 있어 당분간 달러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입니다." 미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 연구위원은 14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미국경제와 달러의 장래'라는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놀랜드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 경제는 소비 및 설비투자가 확실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며 기업의 신규고용 역시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불확실성이 달러에 대한 신뢰감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엔론사태 이후 기업의 수익성 지표를 투자자들이 불신하고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의 보고서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미국의 경제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는 점도 달러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또 세계경제에서 미국을 대체할 세력이 없다는 점이 또 다른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구조개혁이 더디고 일본도 1조달러 규모의 부실채권에 시달려 세계경제를 이끌어 갈 주도세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놀랜드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의 요청으로 일본 공무원들에게 '한국의 교훈'이란 특별강연을 해준 적이 있다"며 "금융개혁에 성공한 한국의 국가신용도가 올해말 쯤이면 일본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