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동운동을 이끌어온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역대 노조위원장 2명이 각각 구청장에 당선됐다. 울산 북구청장선거 이상범(李象範.45.민주노동당) 당선자는 현대자동차 2대노조위원장 출신이고 동구청장선거 이갑용(李甲用.44.민주노동당) 당선자는 현대중공업8대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이상범 당선자는 중학교를 퇴학한 학력으로 구청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충북 보은에서 태어난 그는 보은중학교를 2년 중퇴하고 7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으며 87년 노동조합 창립 때 임시위원장, 89년에는 2대노조위원장에 당선되면서초기 노동운동을 주도했다. 노조위원장 당시 노사협상에서 직권조인한데 대해 조합원들이 비난하자 이때부터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현자노동신문'을 만드는 등 노동조합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근로자들의 신임을 회복한 그는 98년 지방선거에서 2대 울산광역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새로운 정치적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의정활동으로 각종 행정의혹을 파헤쳤고 서생원전 반대에 앞장서는 등 시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잘해 울산경실련으로부터 '시민상'을 받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선거에서 현대자동차 소재지 구청장이 된 것이다. 그는 "합리적인 노동운동의 대표주자로서 민중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를 실천해 보일 것"이라며 "참여예산제도 도입 등 열린행정, 깨끗한 행정, 참여행정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갑용 당선자도 지난 90년대 초 '골리앗 투쟁'으로 알려진 현대중공업의 장기파업사태를 주도했고 민주노총위원장을 지내는 등 국내 노동운동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그는 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 87년 노동조합이 설립될 때 초대대의원이 되면서노동운동에 몸담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파업투쟁 현장의 중심에 항상 있으면서 구속과 석방, 해고와 복직을 되풀이하는 험난한 노동운동의 역정을 걸어야했다. 89년 현대중공업 파업대책 실장으로 128일간 파업투쟁을 했고 90년에는 13일간높이 80m가 넘는 대형 크레인 '골리앗'에 올라가 투쟁했으며 94년에도 노사협상 문제로 골리앗과 건조중인 LNG선에 올라가 투쟁했다. 노동운동가와 투쟁현장의 동지를 구청장으로 맞은 북구와 동구 주민들은 이들이과격 노동운동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발전을 앞당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서진발기자 sjb@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