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에 대해 비(非)군사용 물품의 구매를 허용키로한 유엔의 새로운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수입을 계속 저지하고 있다고 유엔 주재 외교관들이 11일 밝혔다. 유엔의 이라크 제재 완화조치 일환인 `석유-식량 교환계획'을 관장하고 있는 담당부서 관계자들은 총 4천770만달러 상당의 31건 대(對) 이라크 신규 계약이 유보되고 반면에 3천340만달러어치의 6건 계약만이 보류에서 해제됐다고 말했다. 이같이 대 이라크 계약이 보류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유엔의 대 이라크 제재 조치를 감독하는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를 통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교관들은 설명했다.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미국과 영국은 과거에도 이라크에 수출되는 민수용품이군용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들 경우 이라크의 수입 계약을 저지해왔다. 이라크는 지난 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후 유엔의 제재조치하에 있으며 그같은 제재조치는 이라크 당국이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량 살상 파괴무기를 완전히해체했음을 유엔이 인정할 경우 해제될 수 있다. 유엔의 `석유-식량 교환계획'은 이라크에 대해 석유판매 수입금을 식량, 의약품,기타 인도주의적인 물품의 구매와 전쟁 배상금 지불에만 사용한다는 조건을 붙여 석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엔본부 AFP=연합뉴스) c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