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품의 수출단가가 최근 10년간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경쟁국인 일본이나 대만과는 달리 우리 수출 성장이 주로 물량 증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는 12일 한국은행의 통계를 분석한 `교역조건 및 수출단가 동향과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의 수출 물량은 91년보다 2.79배가 증가했으나 수출단가는 91년을 100으로 잡을 때 지난해 55.4 수준으로 44.6% 하락했다고밝혔다. 이에 비해 일본은 같은 기간 수출물량이 17.3% 증가하고 수출단가도 9.3% 상승했으며 대만도 수출물량이 37.4% 늘고 수출단가가 17.4% 오르는 등 물량과 제품 단가 모두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품목별로도 우리 제품의 수출단가는 4.2%가량 상승한 승용차를 제외하면 전기.전자(-76.9%), 직물(-34.3%), 기계(-32.5%), 철강(-31.5%), 화공(-26.5%) 등 주력수출품목의 대부분이 하락한 반면 일본은 승용차, 전기.전자를 비롯해 상승 품목이더 많았으며 대만도 기계류, 정밀기기, 전기.전자 등 대부분 품목이 상승했다. 이와 관련,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눈 순상품교역조건도 같은 기간우리 나라가 28.9%가량 악화된 반면 일본은 19.1% 상승했고 대만도 13.9% 개선됐다. 특히 최근 2년간 무역수지 흑자 감소액은 146억달러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흑자 축소 요인이 249억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출단가 하락에 대해, "우리 수출이 특정품목에 대한 수출의존도가높고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등과의 경쟁 심화,세계적인 공급과잉, 외환위기이후 원화의 평가절하, 반도체가 하락 등 외부 요인이동시에 작용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물량에 의한 수출증가는 더 이상 쉽지않고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수출단가 및 교역조건 개선을 위한 수출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수입대체 산업의 육성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