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선생의 이념을 받들어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을 설립키로 했습니다." 11일 오후 다산대학 기공식을 가진 삼우이엠씨 정규수 회장(58).정 회장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건학 이념으로 삼고 있다. "일찍이 실사구시를 우리 생활속 깊숙이 젖어들게 했더라면 진작에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명칭도 '다산대학'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한국경제신문이 제정한 제10회 다산경영상을 지난해 받기도 했다. 기업인인 그가 대학을 설립키로 한 것은 인재육성이 국가 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며 산업으로 치면 '소재산업'과 같은 핵심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이런 중요성 때문에 그동안 번 돈을 인재육성을 위한 대학설립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교육사업 투자는 분명한 원칙이 있다. 회사 돈으로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대신 주식배당을 받거나 자신이 직접 주식투자를 통해 번 돈만을 투자한다. 다산대학 기공식에는 정래혁 전 국회의장,정해창 전 법무부장관,유승우 이천시장을 비롯 지역관계자 등 5백여명이 참석했다. 경기도 이천시 사음동에 들어서는 다산대학은 부지 3만3천평에 연건평 3천평 규모다. 본관 강의동 기숙사동 등 3개동으로 이뤄진다. 총사업비 2백억원을 투입,내년 8월 준공하며 개교 예정일은 2004년 3월 신학기다. 모집학과는 컴퓨터그래픽,컴퓨터애니메이션 등 2개로 모집인원은 학과별 1백명씩이다. 정 회장은 "학생들에게 첨단산업시대에 필요한 실습기기를 갖춰 공부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기 위해 철저하게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고,교수들에게는 소신껏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자율권을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사업 초창기 '벌이'가 시원치 않을때 교사생활을 하던 아내의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정 회장은 "돈을 벌면 반드시 아내에게 보답하겠다는 생각으로 밤낮없이 일했다"고 회고했다. 그런 그가 지난 93년 1백억원을 출연,학교법인 다산학원을 설립하고 이천여고를 개교하는 등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부인인 정애순씨(57)를 학교장으로 일하게 했다. 정 회장은 "부인을 다산대학 학장에 취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산대학을 5년내에 정원 2천명 규모의 특성화된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삼우이엠씨는 1977년 설립된 반도체 클린룸 패널 생산업체로 코스닥등록 법인이다. 지난해 매출 8백50억원,순이익 60억원을 올렸다. 글=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