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국가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앞선 기술력만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다. 기술력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많이 개발했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특허출원 건수는 28만9천여건. 하루 8백개에 가까운 특허가 출원된 것이다.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특허가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실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술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경쟁력 있는 신기술을 조기에 찾아내는 제도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수한 신기술 가운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술을 가려내 육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지난 93년부터 KT마크 제도가 유망 신기술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KT마크를 통해 발굴된 신기술은 모두 1천4백여가지. 대부분 제품화로 이어져 국내외 시장에 진출, 한국 산업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KT 마크는 무엇인가 =지난 93년 기술개발촉진법 시행령에 따라 제정된 신기술 인증제도다. 과학기술부가 국내 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조기에 발굴, 우수성을 인정해 주는 것으로 국산 신기술의 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KT 마크는 현재 과기부와 산하단체인 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엄격한 심사절차를 거쳐 분기마다 신기술을 선정, 우수 기술이 발표된다. KT 마크를 획득한 기술은 지난 93년부터 이번 2.4분기까지 모두 1천4백65건에 달한다. 중소기업 기술이 대기업보다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인정률은 신청 대비 26.4%다. 기술 분야별 인정 현황은 전기.전자 분야가 3백74개로 가장 많았다. 기계 분야는 3백52개, 정보통신 2백65개, 화학.생명 2백53개, 건설환경 1백40개, 소재 81개 순이었다. KT 마크에 대한 경쟁률은 매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첫해인 93년 3백98건이 신청돼 1백8건이 최종 인정, 경쟁률은 3.68 대 1을 기록했다. 작년엔 8백65건이 신청돼 경쟁률이 5 대 1로 치솟았다. 이것은 KT 마크의 영향력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KT 마크를 획득한 기술을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어 매년 경쟁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KT 마크는 단순한 신기술 인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는 제도다. KT 마크를 획득할 경우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벤처기업으로 지정,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진다.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대출받을 때 낮은 금리를 적용받거나 대출조건을 평가할 때 가산점이 주어지는 혜택도 있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등 공공기관들은 KT 마크 부착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KT 마크를 획득한 기업은 또 연구 및 인력 개발에 대한 투자에 대해 일정 정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KT 마크 어떻게 선정되나 =KT 마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은 매우 까다롭다. 선정 조건은 크게 국내 최초 개발 시제품 제작 완료 단계 향후 1년 내에 상업화가 가능한 기술 가격 경쟁력과 시장진출 및 수입대체 효과 등 경제적 전망이 있는 기술 등으로 한정돼 있다. KT 마크의 선정 절차 또한 복잡하다. 산기협 김성우 차장은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 놓고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해 KT 마크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며 "KT 마크에 도전하려는 기업들은 신청 준비부터 세심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T 마크는 지난 99년부터 매년 분기별로 지정하고 있다. 해당 분기 선정 기술은 4개월 전까지 신청을 받는다. 예컨대 3월에 선정되는 기술은 전년도 12월 중순까지 신청해야 심사를 받을 수 있다. 구비서류는 신기술인정신청서 기술 및 제품설명서 사업자등록증 사본 ISO 인증서 또는 품질관리체계 요약설명자료 공장등록증 사본 산업재산권 및 국내외인증기관의 인증실적 자료 또는 제품시험 성적서 등 6가지다. 해당 서식은 KT 마크 홈페이지(www.ktmark.net)에서 구할 수 있다. 심사수수료는 신청기술 1건당 10만원이다. 심사과정은 기술 분야별 6개 분과(전기전자.소프트웨어.기계.화학 및 생명.소재.건축 및 환경)에서 24개 소위원회가 3단계에 걸쳐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는 신청서류와 기술개발자 면접을 통해 기술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2차심사에선 1차 통과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통한 품질관리체계, 제품의 성능, 개발 현황 등을 평가한다. 마지막 3차에서는 정부 및 학계에서 뽑힌 전문위원 20여명으로 구성된 심사단이 전원회의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산기협은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유지를 위해 심사위원 명단을 비밀에 부치고 있으며마지막 3차 심사는 합숙으로 진해하고 있다. KT 마크 선정에서 독특한 과정은 이의신청이다. 3차 심사 이후 이뤄지는 이의신청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탈락하게 된다. 이의신청은 KT 마크 예정 기술에 대해 다른 업체들의 의견들듣는 검증절차다. KT 마크 예정기술을 공고한 후 20일간 이의신청을 받아 다른 기업이 유사기술이라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면 30~50일간 조정심사를 거친다. 이의신청이 제기된 기술은 해당 분기 시상식에서 제외되고 조정심사 후 재인정될 경우 다음 분기에 인정서를 발급한다. KT 마크를 획득하면 기술별 인증기간이 정해진다. 현재 인증기간은 대부분 1~3년으로 한정돼 있다. 인증기간에 해당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각종 금융지원 정책지원 세제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인정기간 만료일까지 상업화를 하지 못하거나 제품을 생산하자마자 기간이 만료된 기술은 인정기간을 1회에 한해 별도의 신청절차와 심사를 거쳐 연장할 수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