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기업들이 한국축구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적극적인 응원전에 나선다. 소수 경영진과 자본은 외국 소속이지만 직원 대부분은 한국인으로 채워진 주한 외국기업들.회사 차원에서 전임직원의 단체 티켓을 마련하는 등 한국팀 응원에 국내기업 못지 않게 열성이다. 영국 푸르덴셜의 한국법인인 PCA생명보험의 경우 축구광인 마이크 비숍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남대문 인근의 서울타워 사무실에서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임직원들과 한국 및 잉글랜드팀을 응원하는 파티를 열기도 했다. 외국계 회사들은 한국팀 응원을 통해 국적이 다른 직원들간에 일체감을 조성하고 사기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사무실에서 응원파티=프랑스계 통신장비 업체인 한국알카텔과 일본계 전자회사인 소니코리아 올림푸스코리아 등은 미국전이 열리는 오는 10일을 '한국팀 응원의 날'로 정했다. 사무실에 대형 TV를 설치,오후 3시30분부터 근무를 중단하고 전직원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한국팀을 응원한다. 알카텔은 직원 80여명에게 아예 붉은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라고 지시했다. 프랑스 국적의 알카텔 직원인 올리비에 조단은 "개막전 프랑스의 패배로 아쉬웠던 기분이 한국의 폴란드전 승리로 깨끗이 사라졌다"며 "미국전에서도 붉은악마처럼 한국팀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코리아는 응원단장과 치어걸까지 선발했으며 '승부 맞히기'게임을 실시,맞힌 사람에게는 29인치 디지털TV 한 대를 경품으로 준다. 노키아도 10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단체로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한국팀을 응원하러 간다. 올림푸스코리아는 막대풍선까지 동원,응원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한국-폴란드전 때도 방한한 고미야 히로시 사장까지 얼굴에 태극기와 일장기를 그리고 임직원과 함께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한국팀을 응원했다. ◆미국계 회사도 한국팀 응원=외국인은 본국을 응원하는 게 인지상정. 하지만 미국인 임직원이 끼어있는 한국코카콜라는 한국-미국전이 열리는 10일 1백여명이 단체로 한국팀을 응원하기로 했다. 당일 버스 3대를 대절해 대구까지 내려가 이튿날 올라올 예정이다. 미국인인 이 회사의 존 구스데이브슨 홍보담당 상무는 "머리로는 미국팀을 응원하겠지만 경기 당일에 붉은 티셔츠를 입고 가슴으로는 한국팀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과 압구정동에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미국 캘리포니아휘트니스센터(CFC)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감독을 포함한 한국 대표팀에 주기 위해 CFC 평생 무료 이용권을 준비해 뒀다. ◆전임직원이 경기장으로=어바이어코리아와 JVC코리아는 한국-포르투갈전이 열리는 14일 외국인 경영진을 포함한 전임직원이 경기장으로 가서 한국팀을 응원한다. 두 회사 모두 월드컵 공식 후원사다. 어바이어코리아는 직원 가족까지 불러 90여명,JVC코리아는 전직원 52명이 오전 근무만 하고 인천구장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JVC코리아의 이데구치 요시오 사장 등 일본인 4명도 한국인 직원들과 함께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한국팀을 응원하기로 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