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건설현장이 자재난과 인력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주택을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활황세를 타면서 외환위기 이후 숨죽인 채로 지내던 건자재 업체들이 가격을 무더기로 인상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계수치상 건설인력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3D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단순인력이 아닌 기능인력은 태부족인 경우가 많아 숙련기능공의 노임이 1년새20%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전국 60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건설 체감경기는 121.2로 작년 11월 이후 상승세 이어가고 있음에도 자재.인력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중 자재조달과 인력수급 BSI는 각각 89.2, 77.7로 작년 12월 100 이하로 떨어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자재비와 인건비 BSI도 기준치의 반에도 못미치는 각각 36.5, 42.2를 기록, 자재.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 건자재값 무더기 상승 = 올들어 시멘트, 철근, 레미콘, 아스콘 등 기초 건자재 가격이 들먹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시멘트값. 지난 3월 포장시멘트 가격을 6% 가량 인상했던 시멘트업계는 지난달 16일 라파즈한라를 시작으로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성신양회 등이벌크시멘트 가격까지 5%대에서 올렸다. 지난 4월부터 수도권과 부산의 레미콘 가격을 5% 가량 올렸던 레미콘업계는 시멘트가격이 또 오를 경우 추가 인상요인이 생긴다며 시멘트값 인상을 극구 반대하고있지만 가격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레미콘값도 인상압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모래의 경우도 연도별 생산한도(쿼터)가 정해져 있는 만큼 건설경기가 활황세를 이어갈 경우 지난해말 발생했던 극심한 품귀현상이 올해도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철근 가격 움직임도 심상찮다. 철강업계는 고철가격 급등을 이유로 지난 3월 고장력 10㎜ 가격을 t당 2만원씩 올린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추가로 1만원 인상시키는등 올 상반기에만 가격을 두차례나 올린 바 있다. 또 정유업계도 지난달말 아스팔트 가격을 ㎏당 16.6% 올린 것으로 알려져 이를원료로 사용하는 아스콘업계도 열악한 영업환경의 개선을 위해 조만간 가격인상에나서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건설인력 늘어도 기능인력 태부족 =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건설업 취업자수는 1월 152만여명에서 4월 174만여명으로 넉달새 22만여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지만 일선 현장의 인력난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이 숙련기능공인데 반해 건설업 취업통계에 잡힌노동력은 단순인력인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건산연이 지난달 전국 14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장.타일.방수 등 11개 직종의 숙련공 하루 노임은 평균 9만7천836원으로 지난해 6월 8만2천원에 비해 1년만에 19.3%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3D 기피현상' 등에 따라 기능공 인력수급이 여의치 못하고 인력의 고령화, 중장기 건설투자 전망을 고려할 때 기능공 부족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게 건산연의 전망이다. 건산연은 현재 건설업 취업자중 기술관리직을 제외한 기능인력 수요는 128만명수준이지만 실제 현장의 기능인력은 124만5천명으로 지금도 3만5천여명의 과부족 상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더욱이 현구조에서 인력공급은 추가로 늘어나기 힘든 반면 인력수요는 2005년 140만명, 2010년 167만명으로 꾸준히 증가, 인력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