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마련한 `우수원료의약품 제조관리기준(BGMP) 인증제'의 7월 시행을 앞두고 일부 제약업체들이 제도시행 이전에질 낮은 의약품 원료를 대량으로 수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7월1일부터 국내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에 대해 BGMP 인증제를 실시하면서, 원료의약품 수입시에도 생산국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서 발행한 BGMP증명서(최초 수입시 원본, 재수입시 사본)를 제출토록 했다. 이는 값싸고 질 나쁜 원료의약품의 무분별한 국내 수입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제약업체들은 이번 조치에 따라 7월부터 BGMP나 이를 대체할 증명서가 없는 국가의 원료의약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 후진국에서 값싼 원료의약품을 수입해왔던 일부 제약업체들은 식약청의 BGMP 인증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제도 시행 이전에 대량으로 원료의약품 수입을 추진하는 등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제약업체 관계자는 "식약청에서 요구하는 BGMP 인증서가 나라마다 다를 뿐 아니라 수입국을 변경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며 "7월 이후 의약품 생산 수급을 맞추기 위해서는 제도시행 이전에 원료의약품의 대규모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수입원료 물량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사들이는 방법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일부 제약사는 수입자금을 빌리고 다닌다는 소문이돌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약사들의 입장을 반영하듯 최근 의약품수출입협회에는 제약사들이 제출한 표준통관예정보고서(수입신청서) 접수가 크게 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말부터 수입신청이 평상시에 비해 50% 가까이 늘어났다"며 "6월에는 수입신청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수입 대행업체인 S사도 제약사들의 수입 주문이 폭주하면서 현재 받아 놓은 누적 수입신청량이 평균치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제약업체들이 7월 이전에 원료의약품의 대규모 수입에 나서고 있는 것은저개발국가의 원료의약품을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의도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협회에서 수입승인을 받은 품목에 대해서는 1년에 걸친 유효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으로분석된다. 식약청 관계자는 "당초 원료의약품 BGMP증명서 제출기준을 물품 통관일로 했지만 업체들이 1년의 수입승인 유효기간을 주장해 관세청 등과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며 "제약업체들이 7월 이전에 저질의약품의 대량 수입울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있지만 현재로는 수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는 국내 필요량의 80%에 달하는 8억달러 상당의 의약품 원료를 세계 57개국에서 수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