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플랜트가 수출효자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날 기술과 경험 부족으로 선진국의 하청 수준에 머물렀던 해외플랜트가 최근 설비와 기자재, 기술인력의 대규모 수출효과를 이끌어 내며 수출 한국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 플랜트수출 비약적 증가세 = 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해외플랜트 수주는 총 41억9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32억6천만달러에 비해 28.9%나증가했다. 5월까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632억8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5% 감소한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상승세다. 품목별로도 석유(-37.3%), 반도체(-13.2%), 철강(-12.7%) 등은 감소세를 면치못했으며 무선통신기기(38%)를 제외하고는 자동차(14.1%), 컴퓨터(11.7%), 가전(7.6%)등도 해외플랜트의 수출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98년 28억달러에 머물렀던 해외플랜트 수주는 99년 40억달러, 2000년 84억달러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드디어 100억달러를 넘어섰고 올해는 120억달러를 목표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초과한 제품은 섬유류(158억3천만달러), 반도체(143억달러), 자동차(133억달러), 컴퓨터(112억달러), 무선통신기기(100억달러) 등 5개 품목뿐이다. 산자부의 안창용 사무관은 "반도체, 컴퓨터 등 단일품목과 비교하긴 힘들지만해외플랜트 수출이 전체 수출의 증가세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수출구조의 고도화를 앞장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 질적인 성장 '탁월'= 해외플랜트 수출이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사실은 플랜트 부문이 질적인 성장을 통해 다른 산업의 고도화를이끌고 있다는 점. 지난 90년대초까지 선진국의 하청업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국내 플랜트산업은 90년대 중반 동남아시장 진출을 계기로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 감리 등을총괄 시행하는 턴키(Turn-Key)사업자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해외플랜트의 질적 성장은 건설, 중공업, 조선 등 관련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탈바꿈하는데도 큰몫을 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가 해외시장에서 더이상 통하지 않게되면서 급속히 위축됐던 해외건설은 플랜트 수주를 통해 제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으며 중공업.조선은 해양플랜트 수주로 질적성장을 꾀하고 있다. 올 1∼5월 해외건설 수주 31억8천만달러에서 플랜트 수주가 5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올해 국내 조선.중공업 업체의 초대형 수주 대부분이 해양플랜트와 발전설비 수주라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산업연구원의 박광순 연구원은 "국내산업이 선진국형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플랜트 수주를 통해 자본재 수출의 증대와 관련산업 고도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하지만 국내 플랜트업계의 해외 과당경쟁 자제와 대형화는 플랜트산업의 발전을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