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미국기업들이 최고경영자 후계자 선정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기업신뢰도에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최근호에서 보도했다. 올해로 69세를 맞은 시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2000년 4월 공동 CEO였던 존 리드가 사임했을 당시 이후 2년간만 회장직을 맡을 것이라고 이사회에 통보했으나 이미 시한을 2개월이나 넘겼다. 웨일 회장은 올해초 그룹내 소비자금융 총책임자였던 로버트 윌럼스태드를 사장으로 임명했으나 윌럼스태드는 투자금융부문의 경험이 부족해 차기 총수직을 이을인물로는 부적절한 것으로 지적돼 아직 명확한 후계자가 없는 상태다. 또 웨일 CEO 자신도 후계자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리며 "당장 사임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어 시티그룹의 CEO는 당분간 교체가 어려울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웨일 CEO와 오랜기간 지인관계였던 한 인사는 "샌포드는 죽은뒤에도 2년간은 더일할 것"이라며 빈정댔다. 또 유나이티드항공(UAL)의 경우 지난해 존 크레이턴 이사가 차기 CEO로 확정됐으나 아직 임시직에 머물고 있어 후계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경영공백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너지그룹 이사회도 최근의 법정소송 문제 등을 들어 회사창립자인 찰스 왓슨 CEO의 사임을 요구했으나 현재로서는 후속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아 당분간은 임시 CEO체제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다국적 금융그룹인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도 지난달 2명의 공동 CEO와 7명의 회장단을 구성했으나 "나의 고조모는 108살까지 일했다"며 사임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후계문제가 투자자들의 경우 기업이 후계문제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사회측으로서는 영향력이 막강한 현역지도자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례로 월트디즈니의 이사회는 마이클 아이스너 CEO의 선택에 의해 구성돼 후계문제를 안건에 올리기는 하지만 실제로 CEO교체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있어 문제가 쉽지 않은 상태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들어 일반 주주들의 기업경영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후계문제가 불확실한 사실은 기업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고 논평했다. 또 많은 기업총수들이 당연히 중요안건으로 검토해야할 후계문제를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어 주주들의 시야를 흐리고 있다며 이같은 관행을 계속할 경우 이들은 자신의 업적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