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36570], 다음[35720], 안철수연구소[53800]...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국내 벤처업계의 대표주자이자 각자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확고부동한 1위를 지키고 있는 `벤처 신화'의 주역들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공통분모다. 하지만 공통점을 또 하나 들라고 하면. 모두 각 업종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왕따' 취급을 받는다는 점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포털사이트 업체 다음은 지난 4월 시작한 온라인우표제로동종 업계 뿐 아니라 인터넷 업계에서 왕따신세다. 국내 e-메일 서비스 부문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다음은 온라인우표제의 명분이나 논리에 관계없이 업계로부터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공존공생의 상도(商道)를 저버렸다'는 비판에 홍역을 치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e-메일자유모임을 만들어 다음에 맞서고 있고 같은 포털업체인 NHN은 비과금 인터넷주소(IP) 등록 방침을 진행중이며 드림위즈는 `과금을 하지 말고회원실명화하고 거품을 걷어내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엔씨소프트 역시 최근 문화관광부가추진중인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제로 업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문화부의 방침에 반대해 온라인게임산업협의회의 회장사로 나서적극 대응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문화부와 업계의 사전조율 과정에서 이 회사의 김택진사장은 외국 출장을 이유로 돌연 불참, 타 업체들이 `회장사가 빠지면 되느냐'는 비난을받았다. 해외에 있다던 김 사장은 이튿날 문화부를 단독으로 방문하고 그동안의 입장이었던 자율심의 대신 `문화부의 방침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입장을 누그려뜨려 `뭔가 꿍꿍이 속이 있는 것 아니냐'는 `혐의'를 받으며 업계의 강한 불만을 샀다. 다른 업체들은 동종 업계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엔씨소프트를 믿고 문화부와 대립각을 세우려고 했다가 결국 엔씨소프트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2일 "엔씨소프트가 최근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나만 살면 된다'는 실망스러운 것"이라며 "리딩컴퍼니의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들 업체들처럼 도의적인 이유로 왕따를 당하지는 않지만 백신.보안업계에서 다른 업체의 `경계대상 1호'다. 안철수연구소가 올해들어 주력분야인 바이러스 백신 사업에서 기업용 서버백신및 보안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기 때문. 이에 하우리[49130], 한국트렌드마이크로, 시큐어소프트[37060] 등 나머지 업체들이 서로 손을 잡고 안철수연구소를 고립시키기에 나섰다. 이미 안철수연구소의 독주체제가 확립된 PC부문은 제쳐놓고라도 기업용 서버부문까지 안철수연구소의 통합상품에 주도권을 내준다면 국내 시장에서 도저히 설 땅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흐름은 어떤 업계든지 1위업체가 타 업체의 경쟁상대인 것은 이상할 것이 없지만 국내 벤처업계는 어느 한 부문에서 선점을 한 특정업체에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옮겨있어 이들 업체의 움직임에 업계전체가 흔들리는 것을 반증한다는 것이업계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