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국제 철강가격 급등'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있다. 전세계적인 경기회복이 가져온 철강 수요증가에 더해 각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가 국제 철강가격의 급등 현상을 가져오자 국내 철강업체들은 원가인상을 근거로 조심스럽게 '내수가격 인상 불가피론'을 내놓고 있다. 31일 세계적인 철강 전문분석기관인 영국의 CRU에 따르면 미국내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해말 276달러에서 최근 336달러까지 뛰어올랐으며 다음달에는 369달러까지올라갈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열연강판 가격이 4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전문가들은 이같은 가격급등이 미 정부의 철강 세이프가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의 김경중 연구원은 "미국의 철강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철강세이프가드 조치가 내려지자 미국내 철강재가 공급부족 현상을 보여 철강가격이 예상을 뛰어넘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내 철강가 급등이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국내 전기로업체에 원자재인 슬라브를 공급하는 남미 공급업체들은 미국내 철강가격 인상을 근거로 대한국 슬라브 수출가격을 2.4분기 170달러에서 3.4분기 240달러로 대폭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또 일본의 철강업체들은 최근 2.4분기 210달러선이었던 대중국 수출가격을 3.4분기에 270달러까지 올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중국내 철강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세이프가드 조치가 내려지자 중국시장에서도 미국에서와 같은 철강가 급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일본업체들이고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일본으로부터 원자재인 열연강판을 대량수입하는 국내 냉연강판 제조업체들은 일본 철강업체들이 대한국 수출가격마저 대폭 인상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냉연강판업계와 전기로업계 관계자들은 "3.4분기 철강 원자재 가격이 대폭 인상될 경우 하반기에 철강업체들은 적자를 면할수 없다"며 "철강재 내수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와 조선업계 등 철강 수요업체들은 철강재 공급가격이 추가인상될 경우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이 올 수 있다며 가격인상에 반대하고 있어 철강 내수가격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